신유열을 중심 축으로…‘세대교체’ 승부수 건 롯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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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열을 중심 축으로…‘세대교체’ 승부수 건 롯데(종합)

이데일리 2025-11-26 16:46: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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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유 한전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칼을 꺼내 들었다. 기존 그룹을 지탱했던 4명의 부회장단의 용퇴를 이끌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3분의 1에 해당하는 20명의 CEO를 전격 교체했다. 2년 연속 고강도 인적 쇄신인데, 지난해엔 화학군에 집중됐다면 올해는 유통군에 큰 변화를 준 모습이다.

무엇보다 신 회장은 자신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을 경영 전면에 내세우며 그룹 경영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줬다. 신사업인 바이오(바이오로직스)를 이끄는 수장으로 앉힌데다,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하는 역할도 부여, 경영 보폭을 키워줬다. 롯데의 세대교체 시계가 빨라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부회장단 용퇴에 HQ 폐지…롯데의 변화

26일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실행력 강화 중심의 조직 변화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 △직무 기반 핵심 인재 등용 등으로 압축된다. 올해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던 건 4명의 부회장단 용퇴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 등이 물러났는데, 롯데그룹내 부회장이 1명도 없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졌다. ‘올드보이’를 퇴진시키고 새 판을 짜겠다는 신 회장의 의중이 엿보인다. 2011년 신 회장 취임 이래 부회장단이 공백이었던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세대교체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 CEO 교체도 지난해 21명, 올해 20명으로 2년 연속 20명 이상 대규모로 진행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부진을 이끈 화학군에 대규모 인적 쇄신을 강행했는데, 올해는 유통·식품·건설 전반에 메스를 댔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화학·유통 두 축에서 모두 큰 변화를 줬다면 혼란이 있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1년이란 기한을 줬지만 유통에서 큰 반전이 일어나지 않았던 만큼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부회장단 용퇴와 맞물려 지난 9년간 롯데그룹을 지탱해 온 사업총괄체제도 폐지했다. 2017년부터 비즈니스유닛(BU), 헤드쿼터(HQ) 체제를 도입해왔지만 기대보다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계열사별 독립경영으로 돌아가게 됐다. 재계에선 계열사별 책임경영으로 자체 경쟁력을 높이라는 신 회장의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사진=롯데지주)


◇경영보폭 넓히는 신유열…롯데 중심축 되나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핵심은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의 부상이다. 이번 인사에선 사장으로 승진하진 않았지만, 신 부사장의 경영 보폭은 대폭 확대됐다. 롯데그룹의 신사업 중 하나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각자 대표로 내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2023년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를 역임했던 것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대표직을 맡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신사업 수장으로 올라선 것이다. 또한 롯데지주에 신설 예정인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신 부사장을 중심축으로 롯데가 재편되는 첫 단계로 보고 있다. HQ 체제가 폐지된 만큼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신 부사장에게 관련 중책을 맡김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룹의 무게추가 옮겨갈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간 노준형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이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조정해왔는데, 앞으로 신 부사장도 신설 조직에서 관련 역할을 함께 주도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통의 핵심인 백화점과 마트 대표에도 변화를 줬다. 백화점 신임 대표로는 1975년생인 정현석 아울렛사업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정 신임 대표는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다. 그룹 전체적으로 60대 임원 절반이 퇴임했는데, 정 대표 발탁과 더불어 신 회장이 향후 세대교체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외에도 롯데GRS로 신사업 경쟁력 강화 성과를 보였던 차우철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시켜 마트 대표로 내정했다. 식품에선 롯데웰푸드 대표로 서정호 혁신추진단장(부사장)을 내정해 신사업 발굴을 꾀한다. 더불어 신규 임원 승진자 중 10%를 여성 인재로 채우고, 직무 기반 인사제도를 적용해 65세 상무(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를 발탁하는 등 조직 변화에도 힘을 줬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유통업계에 오너 3세 경영인들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경영 환경 속에서 신동빈 회장이 세대교체 승부수를 걸었는데, 이것이 연착륙하려면 신 부사장이 이끄는 신사업들에서 조기에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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