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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1000대 수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금사정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43.6%는 현재 자금 사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리스크 요인으로 ‘환율 상승’을 꼽았다.
환율 급등으로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미국 관세 인상의 여파가 본격화되면서, 채산성 악화로 기업들이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응답기업 29.5%는 안정적인 자금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 과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반도체 등 수출 기업들의 경우 환율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는 호재다. 제품을 팔고 달러로 돈을 받는 만큼 원화 환산 수익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건설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길게 이어질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오스틴 공장을 건설한 데 이어 내년 가동을 시작할 테일러 공장을 포함해 텍사스 지역에 총 370억달러(약 51조원) 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투자를 할 때 현지에서 고용 등을 해야 하는데, 환율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며 “미국 내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적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대기업의 경우 해외 원료나 부품 구매를 할 때 환 헤지를 하면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의 경우 이같은 수단이 부족해 피해가 더 클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 대부분이 환율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사업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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