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별검사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하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큰 파장을 던졌습니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형을 구형했습니다. 특검은 "행정부 2인자였던 피고인은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었던 사실상 유일한 인물이었음에도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책무를 저버렸다"며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의결 정족수를 채워 계엄이 선포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특검 측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위치에 있었던 피고인이 오히려 위법한 계엄 선포에 협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함께 계엄 선포문의 법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한 뒤 폐기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도 적용됐습니다.
특검팀은 이날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45년 전 내란보다 더 막대하게 국격을 손상시키고 국민에게 거대한 상실감을 안겼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대한민국이 수십 년간 쌓아온 민주화의 성과를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국제 신인도와 경쟁력을 추락시켰다"며 "본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며, 피해자는 국가와 국민 전체"라고 규정했습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올해 2월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언제 어떻게 받았는지 기억이 없다"고 진술해 위증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특검은 "재판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며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사법 절차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명백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난 24일 피고인 신문에서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계획을 듣고 두 번이나 만류했으나 대통령이 듣지 않았다"며 "당시 거의 멘탈붕괴 상태여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들었습니다.
특검 측은 1980년 5·17 쿠데타 당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주영복 전 국방장관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법원은 지위가 높고 책임이 막중한 사람의 변명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며 "같은 논리로 한 전 총리의 변명 역시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특검팀은 애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죄를 적용했으나 재판부 권고에 따라 내란 중요 임무 종사죄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한 상태입니다.
한덕수 전 총리는 1949년생으로 행정고시 13회 출신이며, 통상교섭본부장과 주미대사, 국무총리 등을 역임한 관료 출신 정치인입니다. 2022년 5월 국무총리로 임명된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왔으나, 이번 내란 사건으로 중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됐습니다. 한 전 총리는 12·3 비상계엄 사건으로 기소된 국무위원 가운데 가장 먼저 1심 변론을 마쳤으며,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내년 1월 21일 또는 28일로 예고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12·3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다른 관련자들의 재판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Copyright ⓒ 원픽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