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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간 유지한 사업총괄 체제 폐지
롯데는 26일 롯데지주(004990)를 포함한 36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의 키워드는 △실행력 강화 중심의 조직 변화 △리더십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리더십 중용 △성과·능력 기반 핵심 인재 등용 등으로 꼽힌다.
우선 롯데지주는 실무형 조직으로 바뀐다.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이 롯데지주 공동 대표로 내정됐다. 고 사장은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으로, 그룹 재무 건전성을 개선했고 노 사장은 경영혁신실장으로서 그룹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계열사의 혁신을 가속화했다.
2명의 공동대표는 재무와 경영관리, 전략과 기획 등 2개 파트로 나눠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조직을 운영한다.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에는 롯데지주 재무2팀장 최영준 전무가, 경영혁신실장에는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황민재 대표(부사장)이 각각 내정됐다.
더불어 계열사 중심 책임경영도 강화하기 위해 지난 9년간 유지해왔던 사업총괄 체제를 폐지한다. 이로써 2022년부터 이어진 HQ 체제가 없어지고, 향후 계열사는 대표와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에 나서게 된다.
다만, 롯데 화학군은 HQ를 폐지하고 전략적 필요에 따라 PSO(포트폴리오 전략 오피스)로 조직을 변경, 사업군 통합 형태 거버넌스를 운영한다.
◇부회장단 전원 용퇴…CEO 20명 교체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전체 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의 CEO를 교체했다.
이에 따라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등 부회장단 전원은 일선에서 물러난다. 4명의 부회장은 젊고 새로운 리더십 중심으로 혁신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기인사에서 2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은 국내 대기업 최초 직무 기반 HR제도 도입, 생산성 고도화 등 그룹 전반에 HR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한 점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박 사장은 1992년 롯데그룹 기획조정실에 입사해 롯데카드 기획부문장, 영업마케팅본부장을 거쳐 2022년부터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을 맡아왔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롯데GRS 재임 시절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통 계열사 대표도 젊게…신유열 부사장 역할은 확대
롯데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슈퍼, 롯데이커머스 등 유통 주요 계열사를 비롯해 롯데웰푸드, 롯데건설 등의 CEO도 교체했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엔 정현석 아울렛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발탁 승진하며 내정됐다. 정 부사장은 2000년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롯데백화점 중동점장과 몰동부산점장을 역임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 대표를 맡아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끈 바 있다. 1975년생인 정 부사장은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가 됐다.
롯데웰푸드(280360) 대표에는 서정호 혁신추진단장 부사장이 내정됐다. 서 부사장은 지난 7월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으로 부임해 경영진단과 함께 회사의 사업 전환을 이끌어 왔다. 앞으론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과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대표에는 부동산 개발 사업 전문성 및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역량을 인정받은 오일근 부사장이 승진하며 내정됐다. 롯데이커머스 대표에는 온·오프라인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이커머스사업부 구조조정과 턴어라운드 전략수립을 추진했던 추대식 전무가 승진하며 선임됐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역할도 대폭 확대된다. 신 부사장은 박제임스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함께 회사의 각자 대표를 맡아 바이오사업을 공동 지휘한다. 또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도 중책을 맡으면서 그룹 경영일선에 나서게 된다.
◇직무기반 HR 적용…65세 상무도 탄생
롯데는 직무 기반 HR제도 철학을 임원 인사에도 적용했다. 1960년생 김송기 롯데호텔 조리R&D실장은 대한민국 조리명장으로 올해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 만찬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만 65세의 나이임에도 상무로 승진했다.
이 같은 인사철학은 젊은 리더십에도 적용됐다. 이번 인사에서 신임 임원 규모는 81명으로 전년대비 30% 증가했다. 또한 그룹 전체 60대 이상 임원 중 절반이 퇴임하는 등 리더십 세대교체에도 속도를 냈다.
여성인재 등용 원칙도 유지하며, 올해도 여성임원 4명이 승진했다. 전체 신임 임원 중 10%에 해당하는 8명의 신임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조형주 롯데백화점 럭셔리부문장, 심미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사업혁신부문장, 손유경 롯데물산 개발부문장, 오경미 롯데멤버스 DT부문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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