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고환율 시대 식품업계 전략 갈린다…내년 사업에도 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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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고환율 시대 식품업계 전략 갈린다…내년 사업에도 영향 미치나

한스경제 2025-11-26 14:26: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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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의 전략도 재편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의 전략도 재편되고 있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식품업계의 전략도 재편되고 있다. 달러 강세는 원재료 수입비 부담을 높여 내수 중심 기업들에게 직격탄이 되고 있는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들에게는 오히려 손익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극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환율 1400원대가 지속될 시 수출형 기업 위주의 실적 쏠림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식품업계의 원가 구조는 환율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밀, 옥수수, 대두, 팜유 등 주요 원재료 대부분이 달러로 거래되는 데다 해상운임 역시 달러 결제 비중이 높다. 업계 평균으로 보면 원재료와 물류를 합친 ‘달러 기반 조달 비중’이 60~80% 수준까지 올라가는 만큼 환율이 10원만 상승해도 수억~수십억 원 단위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라면, 스낵, 유제품, 냉동식품 등 곡물·유지방 의존도가 높은 품목군일수록 고환율의 충격은 더 크다.

문제는 내수시장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일 여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식품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가 높고 정부의 식품 가격 관리 압박도 지속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수 상황에서 판매가 인상은 소비자 반발과 매출 감소를 동시에 감수해야 하는 고위험 선택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삼양식품, 농심, CJ제일제당 글로벌 사업부처럼 해외 비중이 큰 식품사는 고환율 환경이 오히려 실적 강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 기업의 해외 매출은 대부분 달러 기준으로 인식되고, 현지 판매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환율 효과가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 비중이 80%를 넘고, 농심도 북미·중국·동남아 지역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 매출 증가가 실적에 우호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CJ제일제당 역시 글로벌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이 높다.

다만 수출형 기업도 꼭 순수 수혜 구조는 아니다. 해외법인이 원재료를 수입하거나 글로벌 물류비를 결제할 때 역시 달러가 사용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비용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간도 존재한다. 그러나 판가 이전력이 높은 해외 시장 특성상 전반적 손익 구조는 내수 기업 대비 우월한 것이 사실이다.

식품업계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은 ‘가격 인상 가능성’이다. 기업별로 시점은 다르지만, 현재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구간이 거의 소진됐다. 유지류 원가가 다시 오르고, 물류비가 상승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내수형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 중 가격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가 강해 대대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내년 사업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내수 비중이 높은 업체들은 원가 방어를 위한 국내 공장 효율화, 에너지 절감, 레시피 최적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수출형 기업들은 고환율 환경을 활용해 북미·유럽·동남아 등 해외 유통망 확장, 신공장 가동률 제고,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등 성장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소비 심리 변수도 크다. 내년 소비 경기 회복세가 제한적일 경우, 식품기업들의 가격 전략은 더욱 어려워진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비용 절감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내년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고환율 환경은 식품업계의 기존 구도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수출 중심 기업들은 환율 효과를 바탕으로 실적 방어와 투자를 이어가고, 내수 중심 기업들은 비용 압박과 가격 인상 딜레마 속에 휩싸인 상황이다. 환율이 1400원대에서 장기적으로 머문다면 이 같은 양극화는 내년에도 더욱 도드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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