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구글이 인공지능(AI)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3.0’과 이에 사용된 자체 개발 ‘텐서처리장치(TPU)’에 대한 호평과 확장 가능성이 엔비디아를 위협하고 있다.
그간 엔비디아가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위주로 돌아가던 AI 시장은 구글의 약진으로 균열이 예상된다. 동시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2% 오른 323.64달러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기준 알파벳의 시총은 3조9070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총 4조달러를 눈앞에 뒀다.
알파벳의 상승은 최근 지난 18일 선보인 ‘제미나이 3.0’에 대한 호평의 연장선이다. 시장에선 제미나이의 성능을 두고 “오픈AI의 ‘챗GPT’의 성능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제미나이 3.0에 사용된 구글 자체 개발 TPU 확장 가능성이 주가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현재 생성형 AI 모델 대부분은 GPU를 통해 학습하는 구조다. 문제는 GPU 사용 시 구매비, 유지·운영 비용이 크다는 점이다. 또 GPU 시장을 엔비디아가 독과점하고 있는 구조라, 조달도 쉽지 않다.
구글 TPU는 AI 시장의 공급망 다변화의 신호다. 그간 구글은 TPU를 외부에 공급하지 않고 제미나이에만 적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메타가 ‘구글 TPU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문호 개방 가능성이 점쳐진다. 구글의 TPU 공급은 엔비디아 중심 AI 시장 질서의 균열을 의미한다.
글로벌 AI 시장 질서 재편 가능성이 대두하는 가운데 AI칩 주요 부품을 제조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수혜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현재 AI 가속기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대만 TSMC의 생산 한계 상황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TSMC의 시장점유율은 70%를 넘었음에도 주문 급증으로 완전 가동 상태다. 빅테크 기업은 물량 소화를 위한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초기 TPU 모델을 생산한 이력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제미나이 3.0에 적용된 TPU에 탑재된 HBM3E의 제조사다. 구글 TPU 생태계가 확대될수록 공급망 다변화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45분 기준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00원 오른 9만9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000원 떨어진 50만6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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