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인듯 FA아닌 FA같은’ 통산 276홈런 김재환, 두산과 이별…9개구단 조건없는 영입 가능해졌다

두산의 4번타자로 통산 276홈런을 쳐낸 김재환이 26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두산을 뺀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한 신분이 됐다. 뉴시스

두산 베어스의 4번타자로 활약했던 파워히터 김재환(37)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두산 구단관계자는 26일 “김재환을 포함한 6명이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재환은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다. 프리에이전트(FA) 승인 선수가 아니기에 보상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게 됐다.

김재환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으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기에 일단 두산에 잔류하고 명예회복을 노리는 방안을 택했다.

문제는 2021시즌이 끝난 뒤 4년 최대 115억 원의 첫 FA 계약을 맺을 당시 삽입했던 옵션이었다. 계약에 성공했지만, 구단과 선수 측의 온도차가 생각보다 컸다. 당시 김재환을 대체불가 전력으로 판단했던 두산은 그를 놓칠 수 없었고, ‘4년 계약이 끝나는 2025시즌 이후 구단과 우선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두산은 보류선수명단 제출 마감 시한인 25일 오후까지 김재환과 협상을 이어갔다. 비(非) FA 다년계약 조건도 제시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4년 전 작성한 계약서에 명시된 내용대로, 두산은 김재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김재환은 풀타임 첫해였던 2016년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연평균 31개의 홈런을 쳐냈다. 2018년에는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527타수 176안타), 44홈런, 133타점을 올리며 홈런, 타점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0개 구단 홈구장 중 외야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며 일궈낸 결과라 그 가치는 상당했다.

그러나 FA 계약 이후 4시즌(2022~2025년)의 성적은 아쉬웠다. 총 4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0(1671타수 417안타), 75홈런, 260타점, 출루율 0.352였다. 2022년 23홈런, 2024년 29홈런을 쳐냈지만, 2023년 10홈런, 2025년 13홈런에 그쳤다. 연평균 홈런(18.8개)이 FA 계약 이전의 6시즌(풀타임 기준·2016~2021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최근 흐름은 좋지 않지만, 자유계약선수 신분의 김재환은 분명 매력적인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적, 금전적 보상은 물론 승계해야 할 계약도 없다. 새로운 연봉 계약을 체결하면 된다. 김재환이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는다면 팀과 본인 모두 윈-윈이다.

김재환과 더불어 콜어빈, 홍건희, 고효준, 김도윤, 내야수 이한별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 중 2023시즌이 끝나고 2+2년의 FA 계약을 맺었던 홍건희는 17일 “플러스(+) 2년의 계약을 실행하지 않고 옵트아웃을 행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자유계약시장에 나오게 됐다. 김재환과 마찬가지로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은 조건 없이 그를 영입할 수 있다.

잠실｜강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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