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패션산업 전반에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되며 생산·기획·마케팅 등 주요 공정까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인건비 절감을 넘어 디자인, 재고 관리, 제작 과정 등 모든 공정에서 운영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 자리 잡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패션 기업들이 수요 예측, 가상 샘플링, 이미지·영상 생성 등 다양한 업무에 AI를 적용하며 공정 자동화와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전까지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했던 작업을 기술로 대체하면서 기획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상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는 사례가 늘고있다는 있다는 설명이다. SPA부터 명품, 온라인 플랫폼까지 전 업종으로 확산되면서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패션산업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시즌별 변수가 많아 초기 기획과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큰 분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AI가 분석한 소비·트렌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매 가능성이 높은 디자인을 선별하고 3D 가상 샘플로 소비 반응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는 관련 예측 시스템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재고 부담을 크게 줄인 사례로 평가된다.
상품 이미지 제작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 이전처럼 모델 섭외와 촬영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가상 모델과 자동 생성 콘텐츠를 활용한 화보 및 룩북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콘텐츠 생산 과정이 훨씬 단순해졌다는 평가다. 비용과 시간 부담이 줄어들고, 기획 변경이 생겨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해외 시장 진출에서도 기술 기반 운영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국가별 선호와 소비 패턴을 분석해 상품 구성을 조정하거나 생산·재고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하면서 글로벌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 피팅과 모델링 기술을 도입한 브랜드도 늘어나면서 디자인 검토와 콘텐츠 제작 방식까지 확장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변화에 신중했던 명품 업계에서도 움직임이 나타난다. 온라인에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취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기능을 강화하는 등 서비스 운영 방식에 기술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가 브랜드들도 기술 전환에 나선 점에 산업 전체 흐름 변화를 상징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변화도 나타난다. 무신사는 기획·운영·콘텐츠 제작 등 전 부문에 AI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며 디자인 운영, 마케팅 콘텐츠, 다국어 지원 등 주요 기능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형지그룹 역시 영업·물류·매장 운영을 포함한 전사 프로세스에 AI 기반 체계를 도입하는 혁신 전략을 발표하며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국내 기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기술을 활용한 의사결정 효율을 높이려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곳곳에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 K패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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