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어즈=고양/김민영 기자] 3라운드에서 9전 전패를 기록하며 PBA 팀리그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남겼던 크라운해태 라온이 단 한 라운드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라운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라운드 9연패의 충격을 털어낸 크라운해태는 16일 개막한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5-26’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상승세의 하이원리조트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4-3으로 제압하며 값진 첫 승을 챙겼다.
이어 2라운드 우승팀 웰컴저축은행을 4-0으로 완파했고, 3일차 SK렌터카전에서 1-4로 패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4일차부터 우리금융캐피탈·NH농협카드·하림·에스와이·하나카드를 연달아 꺾으며 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이번 시즌 상대 전적 3패로 약세를 보이던 하나카드를 4-2로 잡으며 1승을 만회했다.
크라운해태는 마지막 날 휴온스에 3-4로 아쉽게 1점 차 패배를 당했지만, 최종 7승 2패(승점 19)를 기록해 5승 4패, 승점 18의 SK렌터카를 제치고 마침내 4라운드 우승을 확정했다. 2023-24시즌 4라운드 우승 이후 2년 만의 쾌거다.
주장 김재근은 “프로 당구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PBA 팀리그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신 크라운해태홀딩스 윤영달 회장님, 기종표 단장님, 최진효 팀장님께 감사드린다”며 “3라운드에서 전패한 뒤 4라운드에서는 팀워크를 다지는 데 집중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과 더불어 팀리그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라운드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백민주는 “‘우리가 정말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결국 해냈다”며 “라운드 우승을 했지만 종합순위에서는 아직 밀려 있다. 5라운드에서는 더 열심히 해서 멋진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4라운드 MVP로 선정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는 “팀원들 모두가 열심히 해줘 자랑스럽다. 3라운드에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4라운드에서 우승까지 해 너무 기쁘다”며 “많은 경기를 역전승으로 잡아낸 것이 특히 자랑스럽고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는 4라운드 동안 총 15경기에 나서 11승을 기록했다. 단식 7승 2패, 복식 4승 2패로 활약했고 애버리지 2.705를 올리며 팀 우승을 견인했다. 결국 마르티네스는 이번 4라운드 우승으로 PBA 팀리그 첫 MVP를 수상했다.
그는 “MVP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진 않는다. 팀이 우승을 했다는 것, 라운드 우승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다른 선수들도 MVP를 받을 만큼 잘했고, 나도 최선을 다했기에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3라운드 부진 원인에 대해 김재근은 “리더로서 선수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사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챙기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부담을 주지 않으려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3라운드 후 단장님께서 선수 한 명 한 명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셨다”며 “4라운드에서는 매 경기 후 복기 시간을 갖고, 매일 모여 의견을 나누며 다음날 오더도 팀원들이 함께 결정했다”고 변화된 팀워크의 배경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히가시우치 나쓰미가 6경기에 출전해 5연승을 포함해 5승 1패를 했음에도, 하나카드전을 준비하며 나쓰미를 오더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신 컨디션 난조로 조절 중이던 임정숙을 기용했고, 그것이 승리의 발판이 됐다”고 구체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가장 큰 고비였던 하나카드전(8차전)에 대해 그는 “그 경기를 4-2로 잡으면서 우승이 보였다”고 말했다.
4라운드 1일차 하이원리조트전에 ‘사활을 걸었다’고 말한 오태준은 “이날 출전 기회가 7세트뿐이었지만, 지면 3라운드 9연패에 이어 10연패가 되는 상황이었다. 반드시 연패를 끊어야 했다”며 “그 경기에서 부라크 하샤시 선수를 11:5로 이겼고, 오늘은 하샤시 선수가 SK렌터카를 상대로 7세트에서 이겨줘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재근은 또 다른 ‘숨은 MVP’로 백민주를 꼽으며 “매 시즌 성장하는 선수다. 특히 이번 시즌 3라운드부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4라운드부터는 난구 해결 능력까지 보여줬다. 얼마나 연습을 열심히 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고양/이용휘 기자)
Copyright ⓒ 빌리어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