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국내에서 가장 두터운 마운드 뎁스(선수층)를 자랑하는 팀으로 꼽힌다. 그 안에서 좀처럼 1군 기회를 잡지 못했던 한 우완 투수가 키움 히어로즈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배동현이 그 주인공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키움은 마운드 보강을 위해 지난 19일 비공개로 진행된 KBO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배동현을 지명했다.
1998년생인 배동현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데뷔 첫해 20경기에 등판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후 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23시즌부터는 1군 무대를 다시 밟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는 2년간 꾸준한 성적을 냈다. 2024시즌 29경기에서 29⅔이닝 5승 무패 7홀드 평균자책점 0.3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고, 올해도 37경기에서 41⅔이닝 3승 4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32 43탈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화의 강력한 투수진 탓에 끝내 1군 콜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해 설종진 감독과 처음 인사를 나눈 후 취재진을 만난 그는 "한화를 떠나게 돼 슬프기도 하지만, 일단은 기회를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날 필요로 해서 지명해 주신 만큼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적 소식은 팀 동료들의 전화로 처음 알게 됐다. 그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우람 코치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그제야 실감이 났다"고 담담하게 웃었다.
지금 무엇보다 간절한 건 1군 마운드다. 배동현은 "지난 호주 캠프 때 흐름이 좋았는데, 일본 연습경기에서 한 번 흔들린 뒤 감독님께서 좀처럼 기회를 주시지 않았다"며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한 번쯤은 1군에 올라갈 줄 알았는데, 결국 그러질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동료들이 '언제 올라가냐'고 물을 때마다 대답하기 어려웠다. 투수 뎁스가 워낙 두꺼운 팀이라 이해는 된다"면서도 "이제는 아쉬움을 털고 여기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새출발의 각오를 다졌다.
자신의 강점에 대해선 "볼넷을 많이 안 주는 공격적인 투구 스타일"이라며 '익스텐션과 수직 무브먼트가 나의 장점이다. 실제 구속보다 타자가 느끼는 구위가 더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키움에선 상대적으로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지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기회가 많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한두 번 정도일 수도 있다"며 "그 안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 목표는 분명하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1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는 것.
그는 “2021년 이후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보니, 다시 1군 마운드에 서면 큰 설렘이 있을 것 같다"며 "계속 준비해온 만큼, 다음 시즌에는 그 과정의 결과를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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