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법사위원 "재판소원 도입해 국민 기본권 보장해야"

사진 = 뉴시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26일 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의 일환인 재판소원제 도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서영교 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재판소원제를 논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법사위원인 김기표·박균택·박지원·이성윤 민주당 의원, 친여 성향의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함께했다.

서영교 의원은 화성연쇄살인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년 동안 복역 후 지난달 열린 재심에서 3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윤모씨의 사례를 언급하며 "기본권이 말살돼 검찰 조사 단계, 경찰 수사 단계에서 잘못됐다는 걸 확인하는 데 수십년이 걸렸다"고 했다.

이어 "경찰도 검찰도 잘못된 수사를 통해서 증거를 왜곡하거나 조작해서 성과를 내는 일은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며 "제가 재판소원제를 대표발의했고, 재판소원에 무리한 것들은 기각시키면 될 것이고, 기본권에 어긋난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단 취지"라고 했다.

검사 출신인 박은정 의원은 "해외 선진국의 많은 나라에서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사법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의 출발점이 바로 재판소원제다. 사법개혁이 시대적 화두로 대두됐고, 반드시 국민주권 정부에서 실현해야 될 개혁 과제"라고 했다.

판사 출신의 추미애 의원은 독일 헌법재판소를 예시로 들며 "나치 시대에 법률과 재판이 법치를 빙자해 심각한 생명권 침해까지 자행됐고, 거기에 동조했던 나치 수하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관용적 (판결이 내려졌다) 그래서 독일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진 것이고 현재까지도 이 헌법소원의 95%가 재판소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에서 재판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가 됐다는 반성적인 통찰에서부터 헌법재판소가 탄생했기 때문에 우리는 앙꼬(핵심)를 뺀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 재판소원 폭증 우려(를 하는데) 독일이 그런 염려가 있다가 못 들어봤기 때문에 미리 우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또 "1987년 판결에서 기억에 남은 가장 큰 피해자는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 피고인"이라며 "이 분은 재심을 통해서 24년 만의 무죄를 받았는데, 감옥에서 시달리고 그 후에는 후유증으로 간암을 얻었다. 재판소원이 가능하게 했더라면 이의 제기하고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헌법재판소원을 제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판사 출신인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제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며 "헌법재판소 제도가 모든 나라에 있는 건 아니다. 태동할 때 정치적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권리구제를 한다는 것은 여러 기관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의 편의성이라든지 사법 경제성을 따져 봐야 한다"며 "한 가지 제도를 설계할 때는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헌법소원재판에 대한 관련 분야도 국가의 사법체계에 큰 근간이 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충분히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재판소원이 '사실상 4심제'라며 대법원을 최고 법원으로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고 이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