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여성 직원이 배달기사를 향해 막말과 욕설을 퍼부어 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공공기관 직원의 갑질 행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의 공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는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6년차 배달기사 A씨는 지난 24일 오전 11시 32분경 국민건강보험공단 한 지역본부로 음식을 배달했습니다. 주문 고객은 배달 앱을 통해 '6층 엘리베이터 앞에 놔달라'고 요청한 상태였습니다.

문제가 된 장소에는 벽면에 '택배(수령)↓ 배달음료↓'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고, 그 옆 긴 탁자 위에는 택배로 보이는 작은 상자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A씨는 안내 표시를 따라 바닥에 음식을 내려놓고 인증 사진을 찍은 뒤 현장을 떠났습니다.
약 2시간이 지난 후, 건보공단 직원으로 추정되는 주문 고객이 배달 플랫폼을 통해 A씨에게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해당 고객은 "택배들이 탁자 위에 올라가 있는 게 안 보이느냐? 음식을 누가 기본적으로 밑에 놓고 가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A씨가 "택배 수령이랑 배달 표시가 그렇게 되어 있었다"고 설명하자, 고객은 "아니, 사과를 똑바로 하셔야지. 지금 음식을 그냥 길바닥에 버리고 갔는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가정 교육 못 받았냐?"며 "가정교육을 정상적으로 받았으면 저렇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인격모독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A씨가 "지금 그런 소리를 들어야 되느냐"며 "말이 안 통한다"고 통화를 마치려 하자, 상황은 더욱 악화됐습니다. 문제의 고객은 배달기사를 비하하는 욕설까지 내뱉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화가 끝난 후에도 해당 고객은 A씨에게 "기억력 3초냐"라는 등의 모욕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악성 고객에 대해 배달 앱 측에 이야기해봐도 아무런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는다"며 "그냥 동료끼리 푸념이나 하며 삭일 뿐"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배달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감정 노동과 부당한 대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건보공단 측은 해명에 나섰습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해당 지사 직원이 300명 가까이 돼서 A씨에게 폭언한 손님이 누군지 확인하기 어렵다. 대신 직원 교육은 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은 오히려 더 큰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사건을 접한 누리꾼들은 건보공단 공식 SNS에 거센 항의 댓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배달기사에 갑질한 직원 밝히고 공개 사과하라", "여기가 가정교육 잘 받은 분들만 일한다는 그곳인가?", "공단에 전화하면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면서 '따뜻하게 말해달라'며 산업안전보건법으로 폭언이나 욕설하면 처벌받는다고 하면서 자기들이 갑질하네"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건보공단이 평소 민원인들에게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문구로 친절을 당부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직원은 배달 노동자를 함부로 대했다는 점에서 이중 잣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공기관 직원으로서 보여줘야 할 기본적인 인권 감수성과 직업 존중 의식이 결여됐다는 지적입니다.
배달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과 감정 노동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배달라이더의 유상운송보험 가입과 교통안전 교육이 의무화되는 등 제도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터에서 마주하는 부당한 대우와 갑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기관의 윤리 의식 강화와 함께 배달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건보공단이 해당 직원을 특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지,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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