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에서 팀 대표(Team Principal)의 역할은 최근 몇 시즌 동안 기술·재정·조직 체계가 급격히 재편되면서 다시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파워유닛 규정 전환과 코스트 캡 정착, 데이터 기반 전략 체계 확장이 동시에 이뤄지며 팀 대표는 단순한 운영 책임자를 넘어 팀의 경쟁 구조 전반을 설계하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자리한다. 드라이버 라인업 구성, 개발 자원 배분, 장기적 기술 로드맵 승인 같은 근본적 결정부터 레이스 주말 전략 최종 승인까지 모두 팀 대표의 권한 아래 통합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 변화는 최근 팀들의 조직 개편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레드불은 크리스티안 호너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기술 조직에서 에이드리언 뉴이의 역할 축소와 개발 파이프라인 재조정이 이뤄졌고, 이를 조율한 주체 역시 팀 대표였다.
맥라렌은 2023~2024년의 대규모 기술 조직 개편 이후 안드레아 스텔라에게 더 넓은 권한을 부여하며 팩토리·트랙 운영의 일원화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공기역학·성능그룹·레이스전략팀의 보고 체계를 직접 팀 대표 라인으로 집중시켰다.
페라리는 2024~2025년 기술 부문 확장에 맞춰 프레데릭 바수르가 ‘팀 대표 & 제너럴 매니저’ 역할을 병행하며 조직을 재정비했고, 차 개발 속도와 의사결정 지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생산·인력 관리까지 팀 대표 직속 체계로 편성했다.
FIA와의 규정 대응도 그 역할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팀 대표는 스튜어드 협의와 기술 규정 해석 요청의 공식 대표로서 파크퍼미 적용 범위, 파워유닛 파라미터 관리, 트랙 리미트 판정 등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을 직접 조율한다. 2024~2025 시즌 중 레이스 디렉터 지침 변경과 스프린트 주말 운영 방식 조정 과정에서도 각 팀 대표들이 제안·반대·협상을 이끌어 경쟁 구도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스폰서십과 상업 협상, 기술 파트너십 체결에서도 팀 대표의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다. 메르세데스가 토토 볼프에게 ‘팀 대표 & CEO’라는 이중 직책을 유지시키며 경영·스포츠 운영의 일원화를 지속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팩토리 운영, 인력 확보, 재정 통제, 규정 대응, 전략 지휘가 한 축으로 묶여야만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현재 F1 구조에서는 팀 대표의 역량이 곧 팀 성적의 변수를 결정하는 직결 요소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대표는 레이스 주말의 전략 책임자를 넘어 팀의 예산·기술 개발·조직 관리·규정 대응력까지 포함한 ‘종합 경쟁력’의 최종 보증인으로 정의된다. 규정 변화와 경쟁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팀 대표 체제의 구조적 강점이 성적에 직접 반영되는 경향은 더 강해지고 있다. 최근 팀들의 연속적인 조직 개편은 이 직책의 역할이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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