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자사의 기술력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구글이 AI(인공지능) 분야에서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월가의 우려를 일축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X(옛 트위터) 공식 뉴스룸 계정을 통해 "구글의 성공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고,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비디아는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으며, 모든 AI 모델을 실행하고 컴퓨팅이 이뤄지는 모든 곳에서 작동하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또 엔비디아는 "특정 AI 프레임워크나 기능에 맞춰 설계된 ASIC보다 더 뛰어난 성능, 다용성, 대체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의 TPU처럼 단일 목적에 맞춰 설계된 ASIC 칩보다 엔비디아의 GPU가 훨씬 범용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GPU 기반 AI 칩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구글의 자체 칩 TPU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이달 초 구글은 TPU로 훈련된 최신 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했는데, 해당 모델이 오픈AI 의 챗GPT 시리즈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구글은 TPU 칩을 외부에 판매하지 않지만 내부 AI 업무에 활용하고 있으며, 기업 고객은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TPU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메타 등 잠재 고객들에게 엔비디아 칩 대신 TPU를 자체 데이터센터에서 직접 구동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오픈AI와 함께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TPU 경쟁 심화에 대해 "구글은 여전히 엔비디아 GPU 고객이며, 제미나이도 엔비디아 기술에서 실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와 현락을 주고받았다며, 하사비스가 "더 많은 칩과 데이터가 더 강력한 AI를 만든다는 '스케일링 법칙'은 그대로 유효하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스케일링 법칙이 자사 칩 수요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구글이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급락해 시가총액 약 15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중 한때 7% 넘게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4.5%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장중 한때 3%를 넘었고, 1.3% 상승세를 이어가며 시가총약 4조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크 오루크는 제미나이 3의 등장을 "딥시크 충격의 더 미묘하지만 더 큰 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1월 오픈 AI 일부 제품과 맞먹는 공개형 모델 RI을 출시하면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기술주 전반이 급락한 바 있다.
노무라의 전략가 찰리 맥엘리가트도 제미나이 3의 충격을 '딥시크'에 비유하며 "AI 계급도의 체스판을 재배치했고 시장을 새로운 '딥시크 순간'으로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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