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자신이 공동 설립한 비트코인 채굴 기업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대규모 채굴 시설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텍사스 소재 채굴 시설은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채굴을 전면에 내세우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전문 매체 더 크립토 베이직이 소개한 영상에 따르면, 해당 시설에는 약 3만5000대의 고성능 액체 냉각 채굴기가 빼곡히 배치돼 있습니다. 에릭 트럼프는 "이 시설은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가동되며, 1만 대 이상의 고효율 채굴 장비를 통해 네트워크 보안을 강화하면서도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2025년 3월 에릭 트럼프와 형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함께 설립한 비트코인 채굴 및 보관 전문 기업입니다. 캐나다 가상자산 인프라 기업 '헛8(Hut 8)'의 채굴 사업 부문을 인수·합병하며 출범한 이 회사는 현재 약 3418개에서 4004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 세계 기업 보유량 기준 25위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에 상장된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비트마인과 3억1400만 달러 규모의 대규모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앤서니 스카라무치와 그의 아들이 이끄는 투자사 솔라리 캐피털이 주도한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에릭 트럼프는 "비트코인은 실체 없는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이처럼 방대한 인프라와 기술력이 뒷받침된 실물 자산"이라며 "미국의 에너지를 활용해 채굴되는 비트코인이야말로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한 "아메리칸 비트코인이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강력한 채굴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매트 프루삭 사장은 앞서 인터뷰에서 "직접 채굴을 통해 비트코인을 생산하는 동시에 시장에서 매집하는 이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시설 공개는 미국 가상자산 채굴 산업이 직면한 에너지 문제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텍사스 시설 내부에는 성조기와 미군 깃발이 나란히 걸려 있어 '미국 우선주의'와 '가상자산 산업'의 결합이라는 상징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다만 이번 공개 시점은 트럼프 일가에게는 다소 씁쓸한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0월 초 사상 최고가인 약 12만6000달러 대비 30% 이상 급락하면서 8만 달러 선까지 위협받았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암호화폐 약세장으로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며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관련 자산이 불과 수개월 새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릭 트럼프는 "지금이야말로 정말 좋은 매수 기회"라며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변동성을 감내하는 투자자가 결국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현대의 금과 같은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장기 투자를 권장하고 나섰습니다.
한편 트럼프 일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親)가상자산 정책을 배경으로 채굴 사업과 토큰 발행 등 관련 산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행보는 지속적인 이해충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의 향후 사업 확장 계획과 텍사스 외 지역으로의 추가 시설 투자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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