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와 이견을 해소하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거부하면서 지난한 과정이 되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당초 미국은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안을 제시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불렀으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나서 조율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핵심 요구가 제외돼 러시아의 동의를 장담키 어렵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25일(현지 시간) 댄 드리스콜 미 육군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러시아 대표단과 만나기 앞서 "우크라이나 측은 평화안에 동의했다. 조정해야 할 몇가지 세부사항이 남아있지만, 그들은 평화안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미국은 당초 러시아와 협의해 마련한 28개 평화안 초안을 우크라이나에 제시했고, 추수감사절(27일)까지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초안에는 돈바스 영토 양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나토군 배치 금지, 군 병력 60만명으로 제안 등 우크라이나가 수용하기 힘든 조건들이 포함됐다. JD 밴스 부통령 측근인 드리스콜 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대표단에 이러한 내용을 직접 전달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유럽 역시 난색을 보이면서 긴장이 높아졌는데, 루비오 국무장관이 지난 23일 제네바를 찾아 협상에 뛰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미국이 완고함을 버리고 유연한 태도를 취했으며, 핵심 사안에 대한 이견조율도 이뤄졌다.
제네바 회담 이후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마감시한이라던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고, 28개항은 19개항으로 축소됐다. 우크라이나 군대규모 제한, 나토군 배치 금지, 나토 영구 가입 금지,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은 향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크라이나와 조율이 이뤄지면서 러시아와는 다시 멀어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제된 조항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심 요구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루비오 장관이 제네마에서 11시간 동안 진행한 회담이 만든 변화의 대가는 분명하다"며 "일부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분명 푸틴 대통령이 새로운 초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길고 지루한 협상이 이어질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입장을 수용해) 막으려했던 바로 그 상황"이라고 전했다.
드리스콜 장관이 이끄는 협상단은 우크라이나와 동의한 평화안을 갖고 이날부터 아부다비에서 러시아와 논의에 나선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대화에 참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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