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9월 소매판매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과열됐던 소비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5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증가폭(0.6%)보다 둔화된 것으로, 월가 예상치(0.4%)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이번 보고서는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일시 중단) 여파로 한 달 넘게 지연된 것으로, 인플레이션·고용·소비·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줄줄이 늦춰진 상태다. 통계 정상화는 12월 말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소매판매 데이터는 식료품·임대료·관세가 붙은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주유소와 식료품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외식업종 매출은 0.7% 증가해 비교적 견조했지만, 의류·전자제품·스포츠용품 판매는 감소했다.
경제학자들은 연말까지 소비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정부 셧다운, 고용 부진, 높은 인플레이션 등이 소비를 압박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팬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올리버 앨런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노동시장과 관세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가 소비 둔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둔화는 소비와 경기 흐름을 위축시킬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연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4.4%로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이 더 악화될 경우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경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비 양극화도 뚜렷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월마트 등 주요 소매업체에 따르면 최근 소비 증가분은 주로 고소득층이 이끌고 있다. 반면 저소득층은 필수품 지출 비중이 확대되며 할인·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강해지고 있다.
이번 발표는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말 쇼핑 시즌 직전에 나왔다. 미국 소매업체들은 연말 시즌에 연간 매출의 약 20%를 벌어들이는 만큼 이 기간 소비 흐름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미국소매연맹(NRF)은 올해 연말 쇼핑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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