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족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이 좌초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의 본질과 무관한 지역 비하 발언과 근거 없는 음모론이 온라인상에 확산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21일 각종 언론사 소셜미디어(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9일 발생한 '퀸제누비아2호' 좌초 사고 관련 게시물에 입에 담기 힘든 악성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인명피해 없이 탑승객 전원이 구조됐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지역을 조롱하거나 정치적 해석을 덧붙인 비방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고가 발생한 신안군을 겨냥해 "염전 노예 사건의 주모자가 사는 신안", "지방자치단체도 공범"이라며 지역 혐오성 발언을 쏟아냈다.
또한 "전라도 앞바다에서 일어났지만 대통령이 좌파라서 무죄", "좌파의 공작"이라는 등 색깔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심지어 탑승객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속보에도 "이번에는 어떤 사건을 덮으려고 고스톱을 짜고 치느냐", "계획된 사고", "자작극"이라며 음모론을 제기하는 악플도 달렸다.
댓글창에서는 보수 성향 누리꾼들이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진보 성향 누리꾼들이 세월호 참사와 역대 보수 정권을 언급하며 비난하는 등 소모적인 대결 양상까지 빚어졌다.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재난 사고를 특정 지역 비하나 정치적 도구로 악용하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10·26 이태원 참사, 12·29 제주항공 참사 당시에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독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아무런 근거 없는 비방과 악성 댓글이 사고의 충격을 겪은 탑승객과 가족, 그리고 특정 지역 주민들에게 2차 가해를 입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퀸제누비아2호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5분께 제주에서 목포를 향해 항해하던 중 신안군 족도에 좌초돼 선수 부분이 섬에 얹히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배에 타고 있던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은 전원 구조됐으며, 좌초 당시 충격으로 30명이 통증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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