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미국의 대(對)중국 전략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히려 중국이 미국의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는 평가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브루킹스연구소 존 손턴 중국센터 소속 조너선 친 연구원은 25일(현지 시간) 포린어페어스에 공개된 '시진핑은 어떻게 트럼프를 활용했나' 제하 기고문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의 도박이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집권 후 중국에 전방위 경제 압박을 가하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공약과 달리 중국은 올 한 해 외교적 성공을 이뤘다는 평가다. 특히 트럼프 1기 때와 같은 미중 무역 전쟁도 중국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고 봤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의 압박 속에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열병식에 타국 정상을 대거 불러 건재를 과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우호적인 삼자 관계도 만천하에 드러냈다.
친 연구원은 "중국은 국제적으로 거의 고립되지 않았다"라며 "미국의 위협에 직면하고도 물러서지 않았다"라고 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앞두고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지식재산권, 국가 보조금 지원 등을 문제 삼아 구조적 개혁을 요구했다. 친 연구원은 그러나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자국 지배력을 키우고 무역 불균형을 심화하는 경제 5개년 계획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트럼프표 관세의 표적이 된 대부분 국가가 협상 테이블로 달려간 반면, 중국은 버티기에 나섰다"라고 평가했다. 이런 고집이 결과적으로 중국에 고통 대신 이득을 안겼다는 게 친 연구원의 평가다.
그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2026년 여러 차례 회담 약속을 확보했고, 대만과 미국의 수출 통제 등 매우 논쟁적인 의제에서 양보를 얻어냈다"라고 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친 연구원은 "모든 면에서 중국은 외교적으로, 전략적으로, 기술적으로 1년 전보다 나은 입장이 된 반면, 관세로 중국에 경제적 타격을 주고 타협으로 달래려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은 성과가 거의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겁을 먹지도, 달래지지도 않았다"라며 미국이 중국을 움직일 역량이 부족하다고 봤다. 또 "중국 관료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허세를 부리더라도 약속·위협을 고수하지 않는다는 점을 배웠다"라고 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략 미스로는 관세 정책이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펜타닐 징벌적 관세를 시작으로 해방의 날 관세, 중국의 맞불 관세로 인한 보복 관세 등에 착수, 한때 대중국 관세를 145%까지 올렸다.
해당 관세는 이후 몇 차례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일부 관세를 유예하는 타협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 H20 중국 수출도 다시 허용했다. 대만 문제에 관해서는 라이칭더 총통의 경유를 불허하는 등 행보를 보였다.
친 연구원은 "백악관 귀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정책은 적의와 관여 사이를 갈팡질팡해 왔다"라고 했다. 이어 중국도 희토류 수출 통제 완화 등 조치를 취했지만 사실상 관세 전쟁 이전의 '현상 복귀'에 가깝다고 했다.
오히려 중국이 수출 통제 조치 및 이후 완화를 통해 "(자국이) 미국과 세계 공급망에 얼마나 큰 레버리지를 갖고 있는지 깨달았다"라는 설명이다. 이밖에 틱톡금지법의 연속 유예도 중국에 하나의 카드가 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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