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가 평생 연기 몰두한 이유…"배우는 딴따라 아닌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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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가 평생 연기 몰두한 이유…"배우는 딴따라 아닌 예술가"

이데일리 2025-11-25 15:14: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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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내가 딴따라라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오래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예술이라고 생각하니까 평생을 하고 있잖아요.” (‘창작자들’ 중)

'현역 최고령 배우' 이순재가 2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진은 고인이 2016년 2월 1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3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25일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이순재에게는 ‘현역 최고령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한 고인은 죽기 전까지도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연기에 매진해왔다.

이순재가 평생 연기에 몰두했던 이유를 그가 남긴 서점가에 나와 있는 두 권의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화감독 강제규·곽경택·김용화·봉준호, 배우 전무송·정진영 등과 공저자로 참여한 ‘창작자들’(2020, 포레스트북스), 서울대 초청 특강을 정리한 ‘이순재-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2010,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를 통해서다.

‘창작자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11명의 창작자들이 동아예대가 기획한 ‘디마 마스터 클래스’에서 선보인 강연을 정리해 담은 것이다. 이이순재는 ‘반짝보다는 오랫동안 은은하게’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연기 철학을 소개한다.

배우 이순재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 '창작자들' 표지. (사진=포레스트북스)


이순재는 자신이 평생 연기를 하고 있는 이유를 예술에서 찾는다. “자기만의 정의를 내리는 거, 자기만의 이를 찾는 거. 누군가는 억지라고 할 수 있는 이유라도 하나를 만들어놓는 것과 아닌 것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며 “생각의 차이가 엄청유나게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생각에서다.

배우 인생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됐던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속 ‘야동순재’ 캐릭터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만날 수 있다. 이순재는 ‘야동순재’ 캐릭터가 배우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걱정을 안해봤는지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하긴 어떻게 해. 연기니까 했지”라고 답했다고 이야기한다.

“난 그거보다 더한 소리도 듣고 산 사람이에요. 버스 안에서 대사를 외우느라 중얼중얼거려서 미친놈 소리, 10년간 연극을 출연해도 출연료 한 번을 못 받는 모자란 놈 소리, 제 밥벌이도 못 하는 서울대 나온 한심한 놈 소리를 젊은 시절 내내 들었으니까요.” (‘창작자들’ 중)

배우 이순재의 서울대 강연을 담은 책 '이순재-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 표지. (사진=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이순재-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는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의 기획으로 진행한 특강 프로그램 ‘관악초청강연’을 담은 시리즈 도서 중 하나다. 이 책에서도 이순재는 자신의 연기가 예술임을 강조한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계속 하는 이유는, 그래도 ‘나는 예술인이다. 예술을 추구한다. 아직도 내가 만들어낼 여지가 있다.’ 돈이야 그까짓 거 좀 적게 받더라고, 예술로서 더 해볼 여지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거죠”라고 말한다.

배우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이순재의 생각이었다. 이순재는 “연기는 학문의 세계와는 다르다. 어떤 면에서 노동하고 연결이 된다”며 “연기는 실제 몸으로 훈련을 하고 자기 몸을 가지고 구사애햐 되기 때문에, 간단한 것도 훈련이 필요한 직종이다. 이론을 머리에 아무리 많이 넣어도 소용없다”고 전한다. “체험을 통한 경험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순재는 두 권의 책을 통해 배우라는 직업이 눈앞에 보이는 ‘반짝 인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배우의 길을 선택한 이상 연기에 대한 고민은 평생 가져가야 할 질문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연기 철학이 있었기에 이순재는 69년간 배우로 대중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그는 평생 배우로서 연기에 모든 걸 내던졌다. 그 열정이 곧 예술임을 두 권의 책이 증명하고 있다.

배우 이순재. (사진=방인권 기자)


“연기는 한이 없는 것이고, 한계가 없는 거예요. 예술이 그렇지 않아요? 예술에 끝이 있습니까? 예술에는 끝이 없죠. 한 시대에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있을 뿐이고 피카소가 있을 뿐이지, 그것이 예술과 그림의, 음악과 예술의 끝은 아니다 이거예요. 우리 연기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연기는, 항상 창조적 욕구를 촉발시키는 직업이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순재-나는 왜 아직도 연기하는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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