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차기 리더십 분기점…임종룡 연임론과 그 다음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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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차기 리더십 분기점…임종룡 연임론과 그 다음 10년

폴리뉴스 2025-11-25 15:03:35 신고

사진=우리금융그룹
사진=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그룹의 미래 전략과 정체성을 다시 규정할 분기점이 도래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0월 28일 가동돼 사내외 인사 15명을 후보군으로 관리하며 심층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군에는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권광석·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등이 포함됐지만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적 반등과 포트폴리오 확장이라는 명확한 성과와 관치 논란·내부통제 문제라는 부담 요인이 교차하는 가운데 이번 인사는 단순한 회장 선임이 아니라 향후 10년을 좌우할 리더십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비은행 확장·실적 반등…임종룡 2년의 '선명한 성과'

임 회장 연임론이 중심에 선 배경에는 지난 2년간의 실적 개선과 포트폴리오 확장 성과가 있다. 취임 첫해인 2023년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5천167억원이었고, 지난해에는 3조860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도 2조 후반대로 집계되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사 편입 효과와 카드·캐피탈·WM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 기여도가 급증한 영향이다.

실적 반등의 핵심 배경에는 임 회장의 빠른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을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 7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며 증권·보험 축을 동시에 강화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부문 수익성이 개선돼 올해 3분기 그룹 분기 순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출범 첫해 적자에서 벗어나 3분기 누적 218억원의 흑자를 냈다.

금융지주 체제에서 수익 구조 다변화는 리더십 평가의 핵심인 만큼, 임 회장의 성과는 내부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은행 중심이던 구조가 빠르게 전환되며 "체급을 키운 비은행 전략이 실적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 연임 구도 짙지만… '출생의 한계'가 변수로

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요직을 맡았던 그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외부 영입 수장으로, 내부 승계가 아니라는 태생적 한계가 꾸준히 논란이 돼 왔다.

다만 2023년 초 우리금융이 임 회장을 낙점한 데에는 당시 위기 대응 역량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분석이 많다. PF 부실, 금리 변동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에서 정책 이해도와 안정적 운영 경험은 경쟁력이었고, 내부 승계 후보군이 얇았던 현실 역시 외부 인사 선택을 뒷받침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관료 출신이라는 꼬리표와는 별개로 임 회장은 정부 금융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며 핵심 과제를 빠르게 추진해 왔다. 지난달 발표한 80조원 규모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는 생산적 금융·첨단 산업 투자 확대 등 정부 방향성과 맥을 같이한다. 국민성장펀드에도 민간 금융사 중 가장 먼저 10조원 참여 의사를 밝히는 등 정책 정합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실적 회복과 자본비율 안정화를 기반으로 생산적·포용금융 80조원, 2030년까지 ESG금융 100조원, 첨단 산업 중심 73조원 공급 계획을 제시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개선에도 나섰다.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비중을 줄이고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한 조치는 관료 출신 회장에 대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덜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 부당대출 후폭풍 속 조직 재정비…'내부통제·원팀' 투트랙 드라이브

손태승 전 회장 시절 발생한 임원 친인척 부당대출 사고는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와 보험사 인수 심사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신뢰도에 큰 상처를 남겼다. 전체 730억원 중 451억원이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실행된 것으로 드러나 내부통제 책임론도 제기됐다. 사고를 적발하고도 즉시 보고하지 않은 은폐 정황, 올해 1~8월 우리은행 금융사고 누적액이 1천119억원에 달한 점 역시 연임 과정의 부담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취임 후 내부통제 체계 재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이사회 산하에 사외이사 중심의 윤리·내부통제 조직을 신설하고, 임원 친인척 사전등록 제도와 FDS 기반 고위험 거래 탐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을 서둘렀다. 금융권에서는 당국 압박이 과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태가 취약점을 제도화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교차한다.

내부통제 재정비와 함께 임 회장은 '원팀(One Team)' 조직문화 구축에도 집중했다. 한일·상업은행 출신으로 나뉘던 계파 문화를 정비하기 위해 기업문화 혁신조직을 신설하고 조직문화 건강도 진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양측 동우회가 통합되는 상징적 변화도 이뤄졌다. 자회사 중심의 인사 체계 강화는 '제왕적 회장' 이미지를 줄이고 자율성을 높이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임 회장은 타운홀 미팅과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원팀 가치를 강조해 왔으며, 내부통제 리빌딩 과정의 갈등을 완화하고 비은행 확장 전략에 조직 역량을 모으는 효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디지털·AI 대전환 분기점…'미래 체제' 구축할 리더로 임종룡 부상

이번 우리금융 회장 선임은 향후 10년의 성장 방향을 결정할 중대한 고비로 평가된다. 플랫폼 금융 확산과 AI 기반 서비스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금융지주사의 경쟁력이 디지털 역량 강화 선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뎠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데이터 활용 체계 등에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임종룡 회장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신설된 임 회장 직속 AX 추진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AI 전환 전략을 재정비하고, 생산적 금융 관련 약 50개 업무를 우선 적용 대상으로 선정했다. 더불어 기업여신 심사와 서류 검증, 사후관리 등 주요 프로세스에 AI 에이전트 도입을 추진하며 업무 체계 전반의 재설계도 병행 중이다. 

특히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의 '삼성월렛' 금융 운영 파트너로 단독 선정되면서 디지털·플랫폼 경쟁력 강화가 본격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급망 금융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원비즈플라자'가 기업금융 중심의 디지털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며, 간편결제·기업금융 양축에서의 확장이 임 회장이 구상하는 '미래 체제' 전환을 뚜렷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와 '삼성월렛 머니·포인트' 단독 제휴를 맺었다. 편집=폴리뉴스
우리은행이 삼성전자와 '삼성월렛 머니·포인트' 단독 제휴를 맺었다. 편집=폴리뉴스

디지털 전환과 함께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인재 육성과 승계 로드맵 구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계열사 CEO 후보군이 얇아 회장 선임 때마다 외부 변수에 흔들려 왔다는 점에서, 장기 전략의 지속성을 위해선 보다 체계적 승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환경 변화와 내부 과제를 고려할 때,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기준이 한층 엄격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 전반을 이해하며 플랫폼·AI 금융 시대에 맞는 전략적 통찰을 갖추었는지, 내부 인재 양성 체계를 포함한 장기적 로드맵을 설계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주요 판단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AI 금융 확산 등 급변하는 금융 환경을 정확히 읽고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이라며 "우리금융을 다른 금융지주사들처럼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금융 전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미래를 보는 인사이트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기준을 놓고 보면 임 회장이 관료 출신이라는 약점이 지적되긴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성과와 정책·시장 이해도를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임 회장에 견줄 만한 역량을 갖춘 후보자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인선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회장 연임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금융 산업 재편과 내부 인재 육성, AI 기반 금융 체계 구축 등 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회장 선임은 단순한 인사를 넘어 향후 10년 전략을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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