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진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이 25일(현지시간) 마무리 된다.
취임 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엔총회,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G20 정상회의까지 이 대통령은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이어왔다.
이로써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로 중단됐던 정상외교를 본 궤도에 올려놓는 동시에 AI, 방산, 원전 등 미래 첨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협력 관계도 구축하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 경제 활성화 등 내치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취임 후 G7, APEC, G20 등 다자회의 5차례 소화
APEC 성공으로 '정점'…미중러 빠진 G20서 '리더십' 발휘
중동·아프리카 4개국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마지막 방문국인 튀르키예 일정을 마치고 26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초 취임한 뒤 숨가쁘게 이어진 올해 다자외교는 마무리 된다.
6개월 가까이 총 5차례, 한 달에 한 번 꼴로 다자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및 대통령 탄핵으로 인수위원회도 없이 취임한 후 불과 12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자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대통령실은 "계엄으로 멈춰 섰던 정상외교를 복원하는 한편 이재명 정부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첫발을 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지난달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활동 반경을 넓혔다.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올해 외교 이벤트의 '백미'였다.
미국·중국·일본과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관세협상 타결', '한중관계 전면 복원', '한일 셔틀외교 재개' 등 경제, 안보 분야 성과를 거두었으며, 21개 회원국의 입장을 조율해 '경주선언'을 끌어내는 등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증명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정상이 불참하면서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국제적 포용 성장'을 위한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세션에서 한국이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글로벌 인공지능(AI) 기본사회' 달성을 위해 국제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상회의 일정 틈틈이 프랑스·독일 정상과의 양자 회담, 인도·브라질 정상과의 양자 회동,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 5개국 협의체인 '믹타'(MIKTA) 회동 등 외교 일정도 소화했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잇달아 만나 한일·한중 관계 진전 메시지를 발신하기도 했다.
아울러 중동과 아프리카로 외교 지평을 넓히는 성과도 거두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AI, 방산, 원전 분야 협력을 공고히 했고, 남아공 방문 직전에 찾은 이집트에서는 한국과 중동의 미래 협력 비전을 집약한 '샤인(SHINE)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는 등 제3세계로 외교 지평을 넓혀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다자 정상외교 일정은 이번 G20 정상회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한중일 정상회의를 조율 중이지만 중일 관계가 경색되면서 연내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G7 정상회의와 유엔총회,APEC 정상회의, 아세안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까지 이어진 올해 다자 정상외교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 "숨 가쁜 외교일정…다자주의 강화와 국제 협력 촉진"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G20 정상회의를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선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정상회의에 20개 회원국과 20여 개의 초청국, 20개 이상의 국제·지역기구가 함께 모여 우리의 공동번영과 미래지향적 협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전 세계가 직면한 복합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경제 체질 변화와 예측 가능한 무역·투자 환경 조성, 개도국 개발협력 강화를 제안했으며, 격차와 불평등을 완화하고, 기회의 문을 넓혀 모두 함께 잘 사는 길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재난,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식량 안보와 같은 위협에 맞서기 위한 통합적 전략을 공유하고,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햇빛·바람소득, K-라이스벨트 사업 등 선도적인 정책 사례를 소개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AI 기본사회 구축, 안정적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인공지능 역량 강화 등 포용적 성장 전략을 논의하며 '글로벌 인공지능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해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또 프랑스, 독일, 인도, 브라질, 중국, 일본 정상과의 양자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강화했으며, 믹타 의장국으로서 회원국 회동을 성사시켜 다자주의 강화와 국제 협력 촉진이라는 믹타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3년 후인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게 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와 유엔총회, APEC 정상회의와 아세안 정상회의 그리고 G20 정상회의까지. 취임 이후 숨 가쁘게 이어진 모든 외교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 덕분이라며 감사의 인사로 마무리했다.
지선 대비 민생 경제 주력 전망·계엄 1주년 맞아 내란전담재판부도 논의할 듯
강훈식 "경제외교 성과, 전체 국민에 확산돼야"
김민석 "일주일 후, 계엄 발발 1년…내란 심판·정리에 타협·지연 안돼"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복귀 이후 G20 정상회의 기간 가진 회담 내용을 종합 점검한 뒤, 당분간 경제와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등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내년 6·3 지방선거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당정대는 민심 확장을 위한 민생 경제 활성화에 더욱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24일 "경제외교 성과가 대기업에 머물지 않고 중소·벤처기업은 물론 국민 전체로 확산돼야 한다"며 기재부·산업부 등 관계부처에 "대·중소기업 상생 성장 전략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강 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 엔비디아의 GPU 26만장 도입,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와의 MOU 체결 등을 '경제외교 성과'로 묶어 "이러한 성과는 정부와 기업, 나아가 국민 전체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기업의 성과와 노하우가 협력업체 및 중소·벤처기업으로 공유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 개발을 통한 중소기업의 자생력 확보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오는 12월 3일 비상계엄 1주년을 맞는 만큼 내란 극복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 귀국에 맞춰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고 예고한 상태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25일 국무회의에서 "모든 분야에서 내란을 완전히 극복하고 국민 주권을 온전히 실현하도록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며 "내란의 심판과 정리에는 어떤 타협도 지연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일주일 후면 예산안도 법정 처리 기한이고 계엄 내란이 발발한 지 1년이 된다"며 "국회 예산심의 결과를 존중하되 시한 내에 처리돼서 민생 회복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하고 확실하게 내란을 정리하고 성장과 도약으로 나아가라는 국민 명령도 다시 무겁게 새겨주시길 바란다"며 "내란 세력의 뜻대로 됐다면 오늘 나라가 어떻게 됐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정상외교에 대해 "내란을 딛고 국제 사회에 복귀해서 국익 중심 실용 외교로 글로벌 책임 강국의 위상을 다졌다"며 "정상외교의 성과를 꽃피우기 위해 내각 전 부처가 전력투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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