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운동회' 국민MC 변웅전 전 의원 별세... "안방극장 전설, 85세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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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운동회' 국민MC 변웅전 전 의원 별세... "안방극장 전설, 85세로 영면"

원픽뉴스 2025-11-25 11:05: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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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 안방극장을 웃음으로 물들였던 국민MC 변웅전 전 국회의원이 지난 23일 밤 서울 광진구 혜민병원에서 별세했습니다. 향년 85세입니다.

24일 유족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인은 최명숙 여사와의 사이에 2남(변지명·변지석 씨)을 두었으며,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습니다. 발인은 오는 27일 오전 8시에 진행되며, 장지는 판교 자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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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서 1940년 10월 15일 태어난 고인은 서산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앙대학교 심리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63년, 중앙방송국(현 KBS) 7기 공채 아나운서로 선발되면서 방송계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말이 느리기로 유명한 충청남도 서산 출신으로서 아나운서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고인은 외삼촌이 선물한 녹음기로 원고를 반복 녹음하며 발성 연습을 거듭한 끝에 꿈을 이뤘습니다.

KBS 입사 초기, 고인은 '자정 대공뉴스'를 진행한 뒤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새벽 2시 뉴스 진행 중 방송사고를 냈고, 이로 인해 지방 발령을 받는 시련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습니다. 지방에서 다양한 공개방송과 좌담 프로그램을 맡으며 현장 경험을 쌓은 고인은 약 1년 만에 서울로 복귀했고, 1969년 MBC로 스카우트되며 본격적인 인기 MC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MBC 입사 후 고인은 당대 최고의 예능 PD로 꼽히던 김경태(1935~1995) 연출자에게 발탁되며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유쾌한 청백전', '묘기대행진', 그리고 온 국민이 주말마다 텔레비전 앞에 모이게 만들었던 '명랑운동회' 등을 진행하며 대한민국 대표 MC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굳센 체력, 슬기로운 마음, 명랑운동회 시간이 돌아왔습니다!"라는 오프닝 멘트는 일요일 아침을 깨우는 국민적 알람이었습니다.

고인은 '유쾌한 청백전'에서 보조 MC로 고향 후배인 이상용(1944~2025, 예명 뽀빠이)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이상용은 훗날 회고에서 "변웅전 선배님이 미국의 스탠딩 코미디를 언급하며 말로 웃기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저를 적극 추천해 주셨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고인이 진행했던 프로그램들은 뉴스와 드라마를 포함한 전체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녹화 현장마다 수많은 관중이 몰려 체육관 유리창이 깨지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2011년 MBC는 고인에게 50년간 방송사를 빛낸 아나운서에게 주어지는 헌정패를 수여했습니다. 당시 고인은 "대한민국에서 말이 가장 느린 충청도, 그중에서도 서산·태안에서 자란 제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선 목숨을 건 비장한 각오가 필요했다"며 "각고의 노력 끝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습니다.

1995년, 고인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습니다. 1996년 제15대 총선을 시작으로 제16대,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 연속 당선되며 3선 의원의 경력을 쌓았습니다. 제18대 국회에서는 보건복지가족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11년에는 자유선진당 대표로 선출돼 "작지만 매운 정당을 만들겠다.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방송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고인은 탁월한 언변을 정치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특히 'DJP연합'(김대중-김종필)이라는 정치 용어를 최초로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08년에는 국민MC 유재석과 아나운서 출신 나경은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 화제를 모았습니다. 고인은 정치인으로서의 삶에 대해 "아나운서도 정치도 결국 말로 하는 직업이며, 사람이 하는 일"이라며 "아나운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유세했고, 국민들께서 그 진정성을 믿어주셨던 것 같다"고 회고했습니다.

이현우 한국아나운서클럽 회장은 "변웅전 선배님은 제가 MBC에 입사할 때 직접 뽑아주신 분 중 한 분"이라며 "유머가 넘치는 큰 형님 같은 존재셨는데, 지난 3월 클럽 행사에 참석하신 것이 마지막이었다.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아나운서이자 정치계에서도 큰 족적을 남기신 분을 잃게 돼 애통하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고인은 아나운서 시절을 회상하며 "여동생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녹화 중에 들었지만,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으로 웃으며 방송을 이어갔다"며 "PD나 카메라 감독보다 더 밤잠을 설치며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시절이 그립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한 후배 정치인들에게는 "여당과 야당이 서로를 비판하면서도 칭찬할 것은 칭찬하는, 상대를 존중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어 달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1970년대와 1980년대 대한민국 방송가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정치계에서도 특유의 소통 능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변웅전 전 의원의 별세 소식에 방송계와 정치계,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깊은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일요일 아침마다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했던 그의 경쾌한 목소리는 이제 추억 속에만 남게 됐지만, 국민MC로서의 따뜻한 미소와 진정성 있는 소통의 자세는 오랫동안 기억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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