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포커스] 대중문화계 큰 별 졌다...故 이순재 "배우는, '레디 고' 하면 벌떡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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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포커스] 대중문화계 큰 별 졌다...故 이순재 "배우는, '레디 고' 하면 벌떡 일어납니다"

뉴스컬처 2025-11-25 08:29: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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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리어왕' 고(故) 이순재. 사진=파크 컴퍼니
연극 '리어왕' 고(故) 이순재. 사진=파크 컴퍼니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나이 먹었다고 가만히 앉아서 어른 행세하고 대우만 받으려고 하면 그렇게 늙어버리는 겁니다. 우리 나이쯤 되면 언제 어떻게 될 수 있다는 건 잊어버리고 닥치면 닥치는 대로, 그렇게 하다보면 끝내야 될 때가 올 거 아닙니까. 그럼 그때 끝내면 되는 거예요."

10년 전, 배우 이순재가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현역 최고령 배우로 최근까지 TV, 스크린, 무대를 종횡무진 하며 모든 대중문화예술인들에게 귀감이 된 배우 이순재가 눈을 감았다. 향년 91세.

배우 이순재. 사진=KBS2
배우 이순재. 사진=KBS2

25일 소속사에 따르면 이순재는 이날 새벽 세상을 떠났다.

이순재는 고령에도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하며 연기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KBS2 드라마 '개소리'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활동을 중단, 끝내 사망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이순재는 4살 때 조부모를 따라 서울로 내려왔다. 호적상으로는 1935년생이다. 초등학생 시절 할아버지를 따라 남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다 해방을 맞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한국전쟁을 경험했다. 

이후 서울대 철학과에 진학한 이순재는 영화 관람에 빠졌고,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가 출연한 영화 '햄릿'을 보며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1957년 한국 최초 방송사였던 HLKZ-TV '푸른 협주곡'을 시작으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250편이 넘는 드라마에 출연했다.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가 된 이후 100편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

언론통폐합 이후 KBS에서 주로 작품을 하다 점차 방송사를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보고 또 보고' '목용탁집 남자들' '사랑이 뭐길래' 등 1990년대 시청률 50~60%를 넘는 드라마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국민배우'로 자리매김 했다.

또한 '허준' '상도' '이산' 등 수많은 사극에 출연하며 특유의 묵직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사진='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
사진='거침없이 하이킥'에 출연한 배우 이순재

70대가 넘어서는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등에 출연 과감하게 망가지는 코믹 연기로 남녀노소를 불문, 대중을 사로잡았다. 당시 '야동 순재'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인기를 끌었다.  

뿐만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는 누구보다 의욕 넘치는 열정을 보여주며 '직진 순재' 면모도 자랑했다.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입니다. 내가 몸살에 걸려 누워있더라도 '레디 고' 하면 벌떡 일어나게 돼 있어요. 그런데 연기가 쉽지가 않아요. 평생을 했는데도 아직도 안 되고 모자라는 데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하고, 또 연구하고, 새로운 배역이 나올 때마다 참고하는 겁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 특별무대에서)

80세가 넘어서도 이순재는 '연기'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연극 무대로 돌아온 이순재는 '장수상회' '앙리할아버지와 나' '리어왕'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등에서 열연을 펼쳤다. 특히 '리어왕'은 그의 역작으로 남았다. 200분 동안의 방대한 대사량을 소화하며 감탄을 이끌었다. 2023년에는 연출자로 도전, 안톤 체호프의 희곡 '갈매기'를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구순까지도 '연기 열정'을 뿜었던 이순재는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가 됐다. 하지만 건강악화로 자리엔 참석하지 못했다.

뿐만아니라 이순재는 제14대 국회의원(민주자유당)을 지내는 등 잠시 정치권에 몸을 담기도 했다.

고인은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열린 마인드와 남다른 자리 관리,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대중문화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인물로 평가 받았다. 배우로서 위대하고 선명한 이름 '이순재'와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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