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다가온 삼성 첫 트라이폴드폰…'제한적 출시' 이유는?

사진 = 뉴시스

 

삼성전자의 두번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 트라이폴드(가칭)'의 예상 출시 시점이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전자가 자사 최초의 트라이폴드폰을 한국을 비롯한 일부 시장에서만 제한적인 수량으로 선보일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트라이폴드폰 흥행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복잡한 구조의 신규 폼팩터를 선보인 만큼 초기 품질 관리에 더 완벽을 기하기 위해 출시 수량을 제한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5일 갤럭시 트라이폴드를 출시할 전망이다. 특히 갤럭시 트라이폴드는 한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아시아 국가와 미국에서만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플래그십 모델을 전 세계적으로 동시 출시해왔던 삼성의 전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안방 시장인 한국을 비롯해 스마트폰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도 모두 출시되지만 출시 수량 자체가 제한될 전망이다. 갤럭시 트라폴드폰의 초기 생산량은 최대로 잡아도 10만대를 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갤럭시 S시리즈나 폴더블폰 Z시리즈가 수백만대 생산되는 것에 비하면 눈에 띄게 적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이 기술적 완성도나 시장 수요 예측에 자신감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처럼 극도로 신중한 접근 방식을 단순히 자신감 부족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복잡한 기술적·현실적 장벽을 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라이폴드폰은 기존 폴더블폰보다 훨씬 기술적 복잡성이 높다. 디스플레이를 두번 접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힌지와 더 많은 화면 부품이 유기적으로 매끄럽게 작동해야 한다. 이는 곧 내구성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요구한다는 의미다.

이처럼 2개의 힌지가 들어가고 화면은 세 부분으로 나뉘기 때문에 트라이폴드폰은 필연적으로 내구성 문제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세계 최초의 트라이폴드폰 자리를 꿰찬 화웨이 메이트XT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화웨이 사례가 교훈이 됐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자사 최초의 일반 폴더브폰인 '갤럭시 폴드' 출시 당시에도 힌지와 디스플레이 등에서 내구성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이같은 논란이 트라이폴드폰에서 재현되는 것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이 또 한 번의 품질 문제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 위험을 피하고자 초기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 현실적인 문제는 제조 역량과 '수율(투입 수 대비 양품 비율)'에서 나온다. 이미 기존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생산 수율도 일반 바 형태의 스마트폰보다 낮은 편인데, 3단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수율은 훨씬 더 낮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삼성전자가 당장 전 세계적인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의 충분한 물량을 생산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글로벌 출시는 엄청난 규모의 초기 재고와 생산량을 필요로 하는데, 기술적 난이도 때문에 생산 능력이 여기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제한된 국가에 우선 출시함으로써 생산량을 통제하고 초기 물량 안정화를 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프터 서비스(AS) 인프라 구축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3단 폴더블폰처럼 복잡한 구조를 가진 기기는 일반적인 수리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직 전 세계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의 엔지니어들이 트라이폴드폰의 고도화된 수리 기술에 대해 충분히 교육 받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출시를 강행할 경우 미비한 AS 인프라로 인해 소비자들이 수리 지연이나 기술적 지원 미흡과 같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이는 곧 고객 불만 증가로 직결된다.

결국 삼성전자가 출시 수량을 제한하는 것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AS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복잡한 지원 문제로 인한 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시장을 모두 타깃으로 삼되, 수량을 품질 관리에 큰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트라이폴드 출시를 제한하는 것은 자신감의 문제라기보다는 신중함의 발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라이폴드폰이 여전히 '실험적인' 폼팩터 성격을 띠고 있는 만큼, 작고 통제된 방식으로 시장 반응을 테스트하고 잠재적인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는 것.

섣부른 대규모 출시로 품질 논란이라는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점진적인 확산을 통해 제품의 완성도와 시장 수용성을 검증하겠다는 신중한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삼성전자가 새로운 폴더블폰 시대를 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