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엔비디아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중국 판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H200 중국 판매 허용 여부를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저도 그러한 추측을 보았는데, 그러한 종류의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H200은 AI용 GPU(그래픽처리장치)로 최첨단 모델인 블랙웰보다는 떨어지지만, 현재 대중 판매가 허용되는 H20과 비교하면 몇단계 위다.
앞서 외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H200의 대중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수출통제 문제를 담당하는 러트닉 장관이 이를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러트닉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반도체를 정말로 팔고싶어하며 합당한 이유도 가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얘기를 들었다"면서 "이것은 숙고돼야 하는 문제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유리한 점은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 집무실에 있다는 점"이라며 "그가 그 결정을 고민할 것이고,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가장 잘 이해한다. 판매를 허용할지 말지를 그가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 문제는 다양한 참모들과 함께 그의 책상 위에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결정을 내릴 때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러한 반도체를 판매할지 말지 그가 결정하면, 우리는 그것을 실행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미중관계가 부침을 겪으며 현재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금지했던 H20 수출을 재개했으나, 중국 정부가 금지령을 내리면서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대중 반도체 수출이 필요하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해왔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철강·알루미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유럽연합(EU)에 자국 디지털 규제 완화를 사실상 요구한 사실도 밝혔다.
그는 미국과 EU가 진행 중인 철강·알루미늄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EU와) 그들의 기술 규제를 되돌리는(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그 대가로 멋진 철강·알루미늄 합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빅테크 규제 완화를 조건으로 금속 관세 인하에 나서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러트닉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EU와의 합의 이후 처음으로 공식 방문 차 이날 브뤼셀을 찾았다.
미국은 지난 7월 EU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항공기와 부품, 복제약, 반도체 제조 장비 등 일부 품목은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EU 일부 회원국은 자국 주력 수출품도 면제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러트닉 장관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하가 EU의 일부 디지털 규제 완화에 달려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구상은 이렇다. 만약 그들이 이 규제 프레임워크에서 한 발 물러서 우리 기업들에 더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면 수천억달러에서 많게는 1조달러에 이를 수도 있는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EU 집행위원회가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을 통해 구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옥죄고 있다며 이들 규제를 거듭 비판해왔다.
러트닉 장관은 이와 관련 "우리가 바라는 것은 미결 상태인 사건들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라며 "그 모든 것을 뒤로 넘겨두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이 성장하고 투자할 수 있는 합리적인 틀을 함께 마련하자"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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