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아프리카 4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 “남북 간 평화체제가 확고히 구축된다면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 단계에서 쉽게 말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 튀르키예로 이동하는 공군 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연합훈련 축소나 연기를 검토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이 가장 예민해하는 사안이 한·미 연합훈련이며, 선제적 축소·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일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금 단계에서는 쉽게 단정할 수 없다”며 “상황과 조건에 따라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방위는 대한민국이 스스로 책임지고, 확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좋아하지 않는 비용 많이 드는 합동군사훈련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언급하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어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며, 그 기반 위에서 대화·소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악화에 대한 우려도 거듭 표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매우 적대적·대결적 양상으로 변했고, 북한이 극단적 행동을 이어가며 우발적 충돌 위험도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인내와 억지력을 갖춘 뒤 설득과 대화를 통해 길을 열어야 한다”며 “우리는 언제든 열려 있다”고 말했다.
대북 방송, 미전향 장기수 문제 등 기존 대북정책의 실효성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 방송이 우리에게 무슨 이익이 있느냐”며 문제를 제기했고, “90세 넘은 장기수들이 돌아가겠다는 것을 막는 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했다.
한편 이번 순방에서 이 대통령은 이집트, 남아공 등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한반도 및 중동 지역 평화 중재 역할을 강조했고,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분단 극복 경험과 통일 노하우를 공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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