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품에 안은 프로야구 KT 위즈 '신예 강타자' 안현민이 최우수선수(MVP)를 향해 차분하게 전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안현민은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수상한 후 "무척 영광스럽다. 함께 후보로 거론되던 (송)승기 형이 워낙 뛰어난 경쟁자라 더욱 영광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해 인터뷰를 자주 했고, 시상 후 무대에 올라도 느낌이 똑같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막상 무대에 올라가니 심장이 너무 뛰더라. 준비했던 말이 생각나지 않더라"고 수상 직후를 돌아봤다.
안현민은 정규시즌 직후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 기자와 각 지역 언론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신인상 투표에서 유효 투표수 125표 중 110표(88%)를 획득, 5표를 받은 2위 정우주(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신인왕 수상의 기쁨을 만끽했다.
안현민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7도루 72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18로 펄펄 날았다.
타율 부문에서 양의지(두산 베어스·0.337)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출루율 부문에서는 0.448로 1위를 차지했다. 장타율은 0.570으로 3위, OPS는 2위였다.
전반기 동안 타율 0.356(216타수 77안타), 16홈런 53타점에 OPS 1.113으로 펄펄 날았던 안현민은 8월 들어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한 달 동안 23경기에서 타율 0.234(77타수 18안타)에 그쳤고, 홈런은 하나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슬럼프를 이겨내고 9월 이후 17경기에서 타율 0.344(64타수 22안타), 4홈런 13타점으로 살아났다.
안현민은 "제가 8월에 침체를 겪었고, 9월에도 이어졌다면 신인왕 경쟁이 더 치열해졌을 것이다. 8월에 최우수선수(MVP) 기대도 버렸다"며 "그래도 9월에 반등하면서 신인왕을 받을 것 같다는 기대가 커졌다"고 전했다.
8월의 부진을 떠올린 그는 "슬럼프가 오는 것이 꼭 몸의 문제만은 아니다. 저는 정신적으로 무너지면서 슬럼프가 더 길었다"며 "정신적인 부분을 관리하면서 9월에 더 편하게 하려고 하다보니 반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월에 침체를 겪을 당시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셨다. 조언을 들으면서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안현민은 입단 첫 해를 마치고 현역으로 입대해 취사병으로 군 복무를 하며 근육질의 몸매를 만든 일화로 한층 눈길을 끌었다.
1년 6개월 동안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다진 근육질의 몸이 됐고, 올해 무시무시한 속도의 타구를 날릴 수 있었다.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현역 입대한 선수들에 대해 언급했던 안현민은 "우리 팀에서 현역으로 입대한 선수들이 연락을 해온다. 어떻게 운동하면 되는지, 스윙을 언제부터 시작하면 되는지 등을 묻는다"고 소개했다.
안현민은 "운동에 공백이 생기는 기간이다보니 전역 후에 잘할 수 있을지 공포감에 사로잡힌다"면서 "현역 입대한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서 헤어나와서 목표만 바라보고 군 생활을 했으면 한다. 제가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으로 MVP를 수상한 코디 폰세(한화)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을 꼽았다.
안현민은 지난 9월20일 수원 한화전에서 폰세에 3점포를 쏘아올리는 등 4타점을 쓸어담아 팀을 4-2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경기가 폰세가 패전을 떠안은 유일한 경기다.
"시상식 전에 폰세도 와서 물어보더라"며 웃은 안현민은 "당시 내가 친 홈런 때문에 폰세가 1패를 하게 됐다. 그래서 더 생각이 나는 홈런"이라고 했다.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내년에는 더 높은 최고의 상을 받고 싶다"고 말한 안현민은 'MVP를 욕심내는 것인가'라는 말에 "MVP는 모든 선수가 가지고 있는 욕망 아니겠나. 더 높은 리그에서 뛰고 싶은 욕심이 있는 선수는 리그를 평정하고 MVP를 받아야 다음 단계를 거칠 수 있다"고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KBO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고, MVP보다 빛나는 것은 없기 때문에 욕심이 난다"면서 "앞으로 차근차근 상을 받아가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MVP가 되려면 어떤 점을 보완해야할 것 같냐'는 말에 안현민은 "폰세 같은 선수가 나오면 안되겠죠"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안현민은 "MVP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팀을 위해서라도 일단 수비 쪽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타격 쪽에서는 계속 고민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개 신인왕들이 '2년차 징크스'를 겪는 경우가 적잖다.
그러나 안현민은 "이미 8월에 겪어봤다고 생각한다. 슬럼프를 벗어나는 과정도 경험했다"며 "우리 팀에는 2년차 징크스를 겪은 선수가 별로 없다. 그런 기운이 있으니 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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