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에게 "정부의 대응을 믿고 의연하게 인내해 줘 감사하다"며 위로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24일 외교부를 통해 등기우편으로 구금 사건 피해자들에게 편지를 발송했다.
당시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힌 한 근로자는 지난 23일 스레드에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고 밝히며 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게시했다.
"대통령 이재명입니다"로 시작하는 편지에서 이 대통령은 "좀 더 일찍 마음을 전하고 싶었는데 인사가 늦었다"며 "머나먼 이국땅에서 얼마나 두렵고 외로운 시간을 견디셔야 했을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내내 신경을 곤두세우느라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관계 파악과 신속한 협상 추진을 지시하고 이후 협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으면서도 부당한 일을 겪으며 불안과 두려움 속에 계실 여러분을 생각하니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고된 시간을 버텨주셔서 진심으로 고맙다. 애타는 기다림에 마음이 타들어 갔을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전한다"며 "정부의 대응을 믿고 의연하게 인내해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번 일을 겪으며 대통령의 역할과 책임의 무게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세계 어디서나 정당한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우리 기업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외교적·제도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요구하고 긴밀히 협의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구금됐던 모든 분이 미국을 재방문할 때 아무런 불이익이 없도록 조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지아 구금 근로자 50명, B1비자로 美재입국 현장 복귀"
ABC방송이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이민 당국에 체포·구금됐다가 일주일 만에 석방돼 귀국했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중 50명이 미국에 재입국해 작업 현장에 복귀했다.
ABC방송은 한국인 근로자 김 모 씨의 말을 인용하며 조지아주에서 구금된 후 자진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 중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대략 50명이 미국에 재입국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씨 측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17명 중 100명 이상의 B1 비자(단기 상용비자)가 별도 재신청 절차 없이 유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ABC방송에서 "모든 B-1 비자 소지자들의 비자가 재신청 절차 없이 복원됐다"며 "이는 노동자들이 공장에 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모 씨에 따르면 현재 구금됐던 한국인 중 약 200명은 불법 체포, 인권 침해, 과도한 무력행사, 인종 프로파일링, 불법적 치안 유지 등을 이유로 IC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개별 비자 상황은 세부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ABC방송을 통해 "특수한 기술을 가진 외국인 근로자들이 미국에 단기간 와서 미국 근로자들을 교육한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통해 미국인의 일자리가 증대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한국 투자와 관련된 비자 제도를 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ICE는 지난 9월 4일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이민법 위반 혐의로 한국인 317명을 체포·구금했다. 한국인 316명은 9월 11일 자진 출국했으며, 나머지 한국인 1명은 9월 26일 보석을 허가받아 석방됐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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