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무기 수입 3분의 1 ‘중동’···K방산에 끌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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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무기 수입 3분의 1 ‘중동’···K방산에 끌리는 이유는?

이뉴스투데이 2025-11-24 14:58: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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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중동이 K방산의 새로운 전략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무기 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 지역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군 현대화 수요 증가로 무기 도입을 빠르게 늘리는 중이다. 여기에 한국산 무기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면서 중동은 K방산의 수출국 다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24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중동지역은 전 세계에서 무기 수입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2020~2024년간 전 세계 무기 수입의 27%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상위 10대 무기 수입국 중 카타르(3위), 사우디아라비아(4위), 이집트(8위), 쿠웨이트(10위) 등 4개국이 중동 국가로, 역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무기 수입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다.

세계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서도 현재 중동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율과 국방비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비 지출이 2033년까지 연평균 약 5.1%의 증가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중동지역 국방비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한 2206억달러(약 325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전 세계 국방비의 약 9.5%를 차지했다. 이는 대부분의 중동국가가 지난해 국방비를 전년보다 증액한 것에 따른 것으로, 평균 증가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15.6%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는 2020년대 후반까지 연평균 최소 국내총생산(GDP)의 3%씩 증가해 2029년에는 2558억달러(약 377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대신 이들 중동국가는 과거 미국이나 유럽에서 완제품을 그대로 들여오는 방식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세계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은 자국에서 부품을 생산·조립하고, 정비 능력까지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즉 구매 중심에서 기술과 생산 기반을 들여오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흐름 뒤에는 방위산업을 새로운 국가 산업으로 키우려는 정치·경제적 목표도 함께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은 다수의 중동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중동 지역 최대 무기 공급국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지만, 2019년 이후 중동 국가들이 무기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수출 비중이 2019년 77%에서 2024년 52%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중장기 개발 전략인 ‘비전 2030(Vision 2030)’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사우디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무기 도입의 절반 이상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국영 방산기업인 군수산업공사(SAMI)와 우리의 방위사업청 격인 군수산업청(GAMI)을 설립하는 등 무기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 해외 공동개발, 기술이전 등 방산 생태계 자체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15SA 전투기. [사진=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이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F-15SA 전투기. [사진=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사우디에 이어 지역 내 두 번째로 많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UAE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한 수출시장 확대와 국방 외교, 경제 다변화 촉진이라는 외향적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UAE는 2019년에 기존 25개의 국영 방산기업을 통합한 ‘에지(EDGE) 그룹’을 출범시키며 사업 과정을 간소화하고 개발 방향도 전략적으로 조율해 오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변화는 곧바로 성과로 이어졌다. UAE는 2023년 기준으로 중동 최대의 방산수출국 중 하나로 떠올랐고, 에지 그룹도 전체 매출의 약 35% 이상을 수출에서 창출했다. 아울러 스마트 미사일, 로봇, 사이버·전자전 등 신기술 분야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공동개발, 기술이전, 현지 생산과 같은 협력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방산이 이들 국가의 눈길을 끌었다. K2 전차, K9 자주포, 천궁-II 등 대표적 무기들은 이미 여러 국가에서 실전 운용되며 성능과 신뢰성을 입증했고, 다양한 무기체계를 한 번에 공급하는 ‘패키지 수출’ 역량까지 갖춰 중동 국가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충족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비·훈련·기술지원 등 장기적 후속군수지원 역시 K방산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높은 비용 구조와 복잡한 정치·외교 조건으로 부담을 주는 상황에서 한국이 유연하고 실용적인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에 눈길을 돌리는 배경에는 지역 안보 상황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멘 내전, 이란·사우디 간 경쟁, 레바논·시리아의 불안정 등 다양한 위협이 상존하면서 이 지역은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중 방공시스템과 기동전력, 정밀타격 능력 등 다방면에서 전력 강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한국은 중간 가격대이면서 최신 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공급할 수 있어 ‘가성비와 실전성’을 함께 갖춘 공급국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통계에서도 K방산은 중동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세계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4년 한국의 대중동 무기 수출 규모는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5년 사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은 K방산의 핵심 성장축으로 부상했으며, UAE·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주요 국가들도 K9 자주포와 천궁-II 등 대형 사업을 잇달아 체결하며 확실한 고객층을 형성했다.

물론 중동 시장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화 요구가 확대되면서 기술이전 범위가 넓어지고 공동생산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이는 핵심기술 보호 문제와 사업 비용 상승이라는 부담을 가져온다. 또한 지역 특유의 정치·외교 리스크가 여전해 장기 프로젝트에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지 인력 교육, 유지보수 체계 구축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기업 차원의 대응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금융·외교 지원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도 중동국가 간 방산협력이 고정된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주의해야 할 리스크도 따른다는 지적이다. 유형곤 한국국방기술학회 정책연구센터장은 “중동국가들의 기술 역량과 산업기반이 아직 부족해 공동개발을 통한 현지생산과 수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공동개발도 대부분 우리기술을 중동국가들에 이전해 개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중동국가와는 개별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정도로 그치지 말고 한국-중동국가 간 방산 분야에 대한 공동개발, 기술협력, 현지 생산, 공동마케팅, 현지 무기체계 전력화 및 운영유지 등 전반을 아우르는 중장기적인 방산협력 로드맵을 수립하고, 구속력있게 추진하도록 양국 간에 합의가 있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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