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태광산업이 주주들의 거센 반발과 주가 하락에 부딪혀 자사주를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발행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주력 사업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추진하던 1조 5000억 원 규모의 신사업 투자 계획에도 자금 조달 방식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태광산업은 24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 발행 계획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5개월간 이어진 주가 하락으로 발행 여건이 악화된 데다, 해당 결정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의견과 정부의 밸류업 정책 기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조치다.
회사는 발행 결정 이후 시장 및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여론을 수렴해 왔다.
이번 결정의 이면에는 태광산업이 처한 구조적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석유화학·섬유 등 주력 사업이 장기 불황에 빠지면서 실적 악화가 심화된 상태다.
2018년 3조 원을 상회했던 매출은 지난해 2조 2122억 원으로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2891억 원에 달해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태광산업은 생존을 위한 돌파구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기존 생산시설 감축과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구상해 온 신사업을 본격화했다.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회사는 향후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금 확보가 시급한 시점에서 자금 조달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태광산업은 지난 7월 발표한 1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이번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려던 3186억 원을 포함시켰다.
유휴 설비 철거와 구조조정 비용, 업황 악화에 대비한 3.5개월 치 예비운영자금(5600억 원) 확보를 위해서라도 현금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EB 발행이 무산되면서 태광산업은 당장 내년 상반기 예비운영자금 확보조차 쉽지 않게 됐다. 금융시장 환경마저 녹록지 않아 기존 투자 계획 집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사업 재편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며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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