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ISU 월드투어 3차 대회’ 마지막 날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그 중심에는 김길리(성남시청)가 있었다.
이번 시즌 들어 안정된 컨디션을 과시하던 김길리는 1천500m에서 완벽한 경기 운영을 통해 2분30초610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가져갔다.
초반에는 일부러 힘을 비축하듯 뒤에서 흐름을 살폈고, 중반 이후 틈이 보이자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한 차례 1위에 올랐다가 다시 3위로 밀리기도 했지만 조급한 기색 없이 페이스를 유지했고, 13바퀴째 두 번째 자리를 되찾자마자 마지막 한 바퀴에서 아예 레이스를 장악해버렸다.
최민정(성남시청·2분30초656)도 김길리 못지않은 집중력을 보였다. 경기 대부분을 3~4위권에서 유지하며 기회를 엿보다 마지막 스퍼트에서 김길리를 따라붙었고, 두 선수는 사실상 ‘2인 스프린트’처럼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과는 0.046초 차이. 김길리가 금메달, 최민정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두 선수의 호흡은 혼성계주에서도 빛났다. 김길리와 최민정, 그리고 남자 선수 이정민(성남시청), 임종언(노원고)과 한 팀을 이뤄 2분40초155를 기록, 네덜란드(2분40초224)를 따돌리고 우승을 거뒀다.
이 금메달로 김길리는 대회 2관왕이 됐고, 최민정은 이번 대회 ‘첫 금’이자 복수 종목 메달 수확을 완성했다.
최민정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500m에서도 43초773으로 동메달을 추가했다.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43초295)가 우승을 차지했고, 코린 스토다르(미국·43초406)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대표팀은 개인 종목에서 메달이 없었지만 마지막 5천m 계주에서 반등했다. 이준서(성남시청), 이정민, 신동민(고려대), 임종언이 출전한 계주는 초반엔 다소 여유를 두며 흐름을 체크했고,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힘을 쓰기 시작했다.
39바퀴째 선두를 잡은 뒤로는 한 번도 뒤를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과 이탈리아가 뒤늦게 추격했지만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졌다.
한국은 흔들림 없는 페이스로 7분07초098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국(7분14초517)을 여유 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확정했다.
이날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챙겼다. 그 가운데에서도 김길리는 개인전·계주를 종횡무진하며, 이번 대회 흐름을 실질적으로 이끈 ‘핵심 축’으로 존재감을 확실히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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