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쌀쌀해지면 창문을 활짝 열기 어려워 실내 공기가 무겁게 돈다. 특히 주방에는 볶음이나 굽기 같은 조리 연기가 머물러 후드 필터에 노란빛 얼룩이 금세 쌓이기 쉽다.
언뜻 보면 먼지처럼 보여도 안쪽에는 기름이 굳어 층처럼 쌓여 있다. 후드는 조리할 때마다 직접 연기를 끌어들이기 때문에 방치하면 냄새가 퍼지고 흡입력까지 떨어진다. 이 시기에는 필터 관리 여부에 따라 주방 공기 상태가 뚜렷하게 달라진다.
오염 초기에는 간단한 관리로 정리가 가능하지만, 기름이 굳어 딱딱해지는 시점을 넘기면 청소 시간이 몇 배로 늘어난다. 그러므로 필터는 ‘한 번에 큰 청소’보다 ‘자주 작은 관리’를 하는 게 좋다. 아래는 실제 주방에서 바로 적용하기 좋은 세 가지 핵심 세척법이다.
'후드 필터'를 닦아야 하는 이유
후드 필터는 실내의 기름 입자와 연기 찌꺼기를 가장 먼저 받는 곳이다. 조리 과정에서 튄 미세한 유분은 금속 표면에서 식으면서 얇은 막을 형성하고, 이 막이 반복적으로 쌓이면 비늘 같은 굳은 층이 된다. 계속해서 필터 구멍이 자연스럽게 막히고, 후드가 연기를 끌어 올리는 속도도 급격히 떨어진다.
필터가 막히면 연기와 냄새가 실내에 오래 남는다. 볶음 요리를 할 때 눈이 쉽게 따갑거나, 조리 후에도 냄새가 한참 동안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밀폐된 겨울 주방에서는 이런 변화가 며칠 사이에 바로 체감된다. 공기가 무거워지면 목이 쉽게 건조해지고, 따뜻한 열기와 기름 냄새가 함께 섞여 식탁 분위기도 답답하게 바뀐다.
오염이 심해지면 벽지나 커튼에도 냄새가 배기 시작한다. 금속에 달라붙은 기름 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냄새를 내뿜기 때문에 환기를 아무리 해도 냄새가 완전히 빠지지 않는다.
1. 과탄산소다로 굳은 기름 막 녹여내기
기름막이 오래 굳어 딱딱해졌다면 과탄산소다를 이용해 한꺼번에 불려 세척법이 가장 편하다. 과탄산소다는 뜨거운 물과 만나면 기포가 생기는데, 이 기포가 기름 막 사이로 파고들어 굳은 막을 빠르게 분리된다.
먼저 필터를 분리한 뒤 창문을 열어두고 마스크를 착용해 준비한다. 그 후 대형 비닐백에 필터를 넣고 과탄산소다를 골고루 뿌린다. 뜨거운 물을 부은 뒤 비닐을 묶어 가볍게 흔들면 바로 반응이 시작된다. 3분 뒤 물빛이 누렇게 변하면서 기름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최종적으로 5분 정도만 기다려도 표면이 부드러워져 솔질이 훨씬 수월해진다.
필터를 꺼낸 뒤 틈 사이를 따라 문지르면 오래된 오염도 쉽게 떨어진다. 이후에는 깨끗한 물로 충분히 헹궈야 한다. 과탄산소다가 조금이라도 남으면 금속 표면이 거칠어질 수 있어 헹굼에 더 신경 써야 한다.
2. 뜨거운 물과 세제를 이용한 정석 세척법
필터 표면의 기름은 상온에서 쉽게 굳어 바로 닦아내기 어렵다. 이때 열을 먼저 이용하면 훨씬 수월해진다. 필터 전체에 뜨거운 물을 흘려보내면 금속 틈새까지 열이 전달돼 기름막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서서히 풀리기 시작할 때가 세제를 바르기 좋은 시점이다.
세제는 필터에 바로 짜지 않고 솔에 묻혀 펴 바르는 방식이 훨씬 안정적이다. 세제가 고르게 퍼져야 냄새가 정리된다. 이미 열로 기름막이 느슨해졌기 때문에 일반 세제만으로도 충분한 반응이 일어난다.
헹굼은 미지근한 물이 가장 효율적이다. 거품이 빨리 빠져 잔여물이 남지 않고, 건조도 빠르게 진행된다. 필터에 물이 남으면 냄새가 더 심해지므로, 세척이 끝나면 반드시 완전 건조까지 마쳐야 한다.
3. 식초 스팀으로 가벼운 기름 막을 느슨하게 만드는 세척법
당장 필터를 분리할 시간이 없거나 오염이 심하지 않은 날에는 식초 스팀 세척법이 편하다. 먼저 큰 냄비에 물과 식초를 넣고 끓인 뒤, 후드를 끄고 냄비를 바로 아래에 둔다. 식초 수증기가 필터 표면에 직접 닿으면 기름막이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다. 약 10~15분만 두어도 표면이 눈에 띄게 부드러워진다.
이 방법은 두꺼운 기름 막을 완전히 없애기보다는, 굳기 전에 느슨해지도록 돕는 수준이다. 조리를 자주 하는 집이라면 이 방법을 주 1회 정도 병행하면 큰 청소 간격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스팀 과정이 끝나면 필터 표면에 맺힌 물기와 느슨해진 기름막을 행주로 닦아내기만 하면 된다. 별도로 필터를 분리해 물로 헹굴 필요는 없다.다만 스팀을 너무 오래 하면 금속 변색이 생길 수 있으므로 1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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