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세계 철학의 본산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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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춘추] 세계 철학의 본산 ‘파주’

경기일보 2025-11-23 19:24: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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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전통문화는 고리타분한 ‘노인문화’이고 현대문화는 화려한 멀티미디어로 무장한 ‘젊은이문화’라는 그릇된 인식이 자리 잡았다. ‘전통’이 부지불식간에 부정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현상은 지역사회에서 더욱 심하다. 지역마다 조상 대대로 면면히 내려오는 고유한 습속(習俗)과 문화적 뿌리가 있지만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전통 문화유산이 사라져 가는 일이 빈번하고 문화적 성장 기반이 다른 사람들이 일시에 몰려 살다 보니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문화는 옛것을 통해 새로움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전통문화가 예부터 전해 오는 고유 문화를 말한다면 지금 이 시대의 문화는 전통을 기반으로 더 발전시키고 더 아름답게 가꿔 나가야 하는 창조된 문화다. ‘지역문화’는 지역 사람들 손에 의해 가꿔지고 다듬어진 문화를 말한다. 전통은 이 땅을 지킨 선조들이 만들었고 창조는 이 땅을 지킬 사람들이 만들어 나간다. 따라서 전통이 독창성에서 왔다면 창조는 다양성에서 온다. 독창성과 다양성이야말로 ‘지역문화’의 원동력이고 정체성을 지키는 에너지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을 연구하는 학문을 ‘철학’이라 한다. 파주는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으로 대표되는 ‘파산학파’의 본산이고 우리나라 철학계를 대표하는 기호학파의 중심이다. 율곡, 우계, 구봉, 휴암, 남계 선생 등 기호 유학의 중심인물이 모두 파주에서 학문을 연마하고 후학을 양성하며 조선 성리학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향교와 서원이 6개소에 이르고 동방 18현 중 여섯 분이 파주분 또는 파주를 거쳐 간 분들이다.

 

경기도내 서원에 주·배향된 123분 중 100여분이 기호 유학자다. 이런 점에서 경기도와 파주는 한국학의 중심뿐 아니라 동양철학, 나아가 ‘세계 철학의 본산’으로 재조명돼야 한다. 파주는 매년 율곡, 우계, 방촌문화제를 통해 위대한 선현들의 학문적 전통을 지켜 나가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창조적 문화를 고유 브랜드로 육성해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한 도시의 문화적 품격은 박물관, 공연장, 갤러리, 도서관을 통해 드러난다. 파주문화원이 ‘율곡문화진흥원’과 ‘시립박물관’ 설립을 서두르는 이유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전통문화 유산과 ‘헤이리 예술마을’, ‘출판도시’ 등과 연계한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의 탄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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