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시작되면서 집집마다 갓 담근 김장김치와 함께 다양한 음식을 곁들여 먹는다. 특히 따끈한 돼지고기 수육과 싱싱한 생굴은 가장 흔하게 떠올리는 조합이다.
생굴은 11월부터 제철을 맞아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해지는 시기지만, 제대로 손질되지 않았거나 신선도가 떨어진 것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위험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굴 식중독 사고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로, 어떤 상태의 굴이 위험한지 알고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굴은 바다에서 각종 미생물이 모여드는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에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빠르게 번식할 수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와 비브리오균은 겨울철에도 높은 생존력을 가지고 있어 생굴을 날로 먹을 때 감염 위험을 높인다.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이미 내부에서 부패가 진행 중일 수 있어, 외형과 냄새 등 작은 변화라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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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굴의 색이다. 신선한 굴은 은은한 유백색을 띠고 투명한 윤기가 있으며 가장자리의 검은 부분도 자연스러운 정도로 보인다. 반면 상한 굴은 색이 탁해지고 윤기가 사라지거나 회색, 갈색빛이 돌기도 한다. 김이 서린 듯 흐릿하거나 표면이 지나치게 건조한 굴도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굴에서 비정상적인 색이 보인다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냄새는 굴의 신선도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다. 신선한 굴은 비린 향이 거의 없고 바다 내음처럼 은은한 향만 남는다. 그러나 부패가 시작된 굴은 짙은 비린내, 암모니아 같은 자극적인 냄새, 약간 시큼한 냄새 등이 느껴진다. 냄새가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느껴지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생굴은 비린내가 강한 음식이라는 오해가 있지만, 사실 신선한 굴은 비린 향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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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촉감 역시 중요하다. 정상적인 굴은 살이 단단하고 탄력이 있으며 표면에 자연스러운 미끈거림만 있다. 하지만 오래된 굴은 살이 물러지고 쉽게 찢어지며 지나치게 끈적거리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건조해진다. 만졌을 때 불쾌한 느낌이 들거나 손가락에 점액질이 과하게 묻어난다면 섭취를 중단해야 한다.
포장을 구매할 때는 생산지와 유통기한, 해수 살균 시설을 거친 해역에서 채취한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양식 굴이라도 관리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여부가 안전성을 크게 좌우한다. 특히 마트에서 포장된 생굴은 온도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스박스나 얼음 위에서 보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집으로 가져온 뒤에는 가능한 한 빠르게 냉장 보관하고 당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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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로 무침을 만들거나 김장김치와 함께 곁들여 먹을 때는 흐르는 물에 살살 헹궈 이물질만 제거하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하지만 더욱 안전하게 먹고 싶다면 굴을 살짝 데치는 것도 방법이다. 끓는 물에 10초 정도만 넣어도 대부분의 세균은 제거되며, 특유의 식감도 크게 손상되지 않는다. 생굴 특유의 시원한 맛을 선호한다면 구매 즉시 먹는 것 역시 식중독 위험을 낮추는 방법이다.
굴을 먹은 뒤 몇 시간 내로 구토, 설사, 복통, 발열, 오한 등이 나타난다면 노로바이러스나 세균성 식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48시간 동안 매우 강한 전염성을 띄기 때문에 손 씻기, 주변 소독 등이 필수다. 심한 탈수가 동반될 수 있으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증상이 계속되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김장철의 즐거움은 가족과 함께하는 식탁에서 완성된다. 생굴은 겨울 식탁의 풍미를 더하지만, 작은 부주의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굴의 색과 냄새, 촉감만 꼼꼼히 확인해도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제철 음식의 맛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라도 신선도와 위생을 지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김장김치와 생굴의 조화를 즐기려는 이들이라면, 무엇보다 안전한 식탁을 만들기 위해 꼭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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