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명 도심 모여…숨진 제주 쿠팡기사 유족도 참석
(서울=연합뉴스) 박수현 기자 = 택배 노동자들이 23일 오후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과로사 없는 택배 만들기 시민대행진'을 열었다.
행사는 '과로사 없는 택배 만들기 시민대행진 기획단'이 주최했다. 전국택배노조와 참여연대 등이 주축이 돼 경찰 비공식 추산 2천명이 이 자리에 모였다.
참석자들은 "속도보다 생명이다"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새벽배송 최소화와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근조리본을 단 김광석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 리본을 뗄 수 없을 만큼 현장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다치고 목숨을 잃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바뀐단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단에 오른 한 택배 노동자는 "새벽 배송은 혁신이 아니라 착취고, 노동자의 생명을 갉아먹는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제주에서 쿠팡 새벽 배송을 하다 사고로 숨진 택배 노동자 고(故) 오승용씨의 유족도 참석했다.
오씨의 누나는 "쿠팡의 과도한 속도 경쟁, 사람을 기계처럼 쓰는 구조적 폭력이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라며 "동생의 이름을 기억하고, 더 이상 (택배 노동자를) 죽이지 말라"라고 말했다.
오씨의 모친도 "그 어떤 법도 아들을 지키지 않았다"라며 "노동자의 죽음을 끝없이 양산하는 새벽 배송 구조의 유해성을 인정하고 근본적인 제도 개혁을 시작하라"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집회를 마친 오후 3시 20분부터 동십자각에서 '속도보다 생명이다'란 문구가 적힌 택배 박스를 들고 종각역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택배차들도 이 행렬을 뒤따랐다.
s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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