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새출발을 알린 박찬호가 내년부터 친정 팀 KIA 타이거즈와 적으로 만난다. 이에 그는 뭉클한 심정을 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박찬호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구단의 팬 페스티벌 '곰들의 모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아직도 하나도 실감이 안 난다. 팬들께 야구로 먼저 인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오자마자 이런 행사가 열렸다. 최대한 즐기겠다"고 웃었다.
2025시즌 종료 후 FA가 된 박찬호는 18일 두산과 4년 최대 8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총 28억원·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
박찬호는 "인생 역전, 환골탈태"라고 웃으며 "두산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비슷한 금액을 제안한 팀들도 있었지만, 두산이라는 팀에 대한 로망이 어릴적부터 있었다"며 "고향은 대구여서 '두린이(두산 어린이팬)'는 아니지만, 야구를 시작할 때 두산에 빠졌다. 이종욱, 민병헌, 고영민 등 당시 뛰었던 선수들의 모습이 멋있었다"고 말했다.
2014년 KIA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찬호는 올해까지 통산 1088경기 타율 0.266 23홈런 353타점 514득점 187도루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5홈런 61타점 86득점 20도루로 활약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올해는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했음에도 134경기 타율 0.287 5홈런 42타점 75득점 27도루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정든 KIA와 작별한 박찬호는 "이의리, 김도영, 윤도현 등 여러 선수가 많이 아쉬워했다. (양)현종이 형은 '신인 때부터 빼빼 마른 선수가 의욕만 앞섰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로 시작해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글을 쓰는데 3일이 걸렸다. 써 내려가면서 눈물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차기 시즌부터 벌어질 KIA와 선수들과 맞대결에 대해서는 "현종이 형이 선발 투수로 나올 때 타석에 들어가면 너무 마음이 찡할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냉정하게 임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박찬호와 2022년부터 함께 뛰었던 김도영은 18일 SNS에 "형이랑 같이 한 시간들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서 후회된다. 야구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했다"며 "(두산으로) 가서도 행복하게 야구했으며 한다. 타구가 빠를 거니까 긴장하시라"라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에 박찬호는 "빠른 타구를 한두 번 잡아본 것이 아니다"라고 미소를 보이며 "타구보다 두려운 것은 김도영의 빠른 발"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두산을 위해 달릴 박찬호는 "목표는 우승밖에 없다. '허슬두'를 되찾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며 "올해 초반에 많이 흔들려서 그렇지 후반에 갈수록 어린 선수들이 활약하는 걸 봤을 때 이 팀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해가 지날수록 더 강한 팀이 될 것이다. 내부 FA 투수들만 팀에 남아준다면 충분히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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