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생제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면서 항생제 내성도 덩달아 확산해 2030년엔 3만2000명 가량이 관련 영향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의 위협을 줄이기 위해선 항생제의 용도와 용법을 올바르게 알고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23일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항생제 사용 및 내성에 대한 흔한 오해와 진실을 정리했다.
-감기에 걸렸는데 항생제를 먹으면 빨리 낫나.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약이라 감기와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같은 바이러스 감염질환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없다. 그밖에 대부분의 기침과 기관지염도 바이러스, 알레르기가 원인이기 때문에 항생제 효과를 볼 수 없고 편도염과 폐렴 등 일부 세균에 의한 감염에만 효과가 있다. 불필요하게 항생제를 쓰면 내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 복용 시엔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항생제를 5일 치 처방 받았는데 이틀 만에 증상이 호전됐다. 남은 약은 어떻게 하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증상은 항생제 치료를 하면 대부분 수일 내에 좋아지지만 세균 자체는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처방 받은 약은 정해진 기간 동안 정해진 용법대로 모두 복용해야 하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줄여선 안 된다. 부작용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수년 전에 처방 받아서 먹다가 남겨둔 항생제를 다시 먹어도 되나.
오래된 항생제는 효능이 떨어질 수도 있고 감염에 적절하지 않은 항생제를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재사용해선 안 된다. 병원에서 새롭게 진단과 처방을 받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항생제 내성은 왜 위험한가.
항생제 내성균에 의한 감염이 발생하면 보통의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려워지고 경우에 따라선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을 수 있다. 특히 인공 보형물 삽입, 장기 이식, 암 치료, 수술 등에 항생제가 잘 쓰이는데 내성이 생기면 이런 치료의 효과가 떨어진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항생제 내성은 '조용한 팬데믹'으로 불리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세계 10대 건강위협 중 하나로 선정했다.
-우리나라는 항생제 내성이 심각한 수준인가.
국내 항생제 사용량은 2023년 기준 31.8DID(Defined Daily Dose)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번째로 높고 전체 평균보다 1.6배 높은 수준이다. 항생제는 사용량이 많아질수록 내성 위험도 증가하는데,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건강지표평가연구소(IHME)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우리나라에서 항생제 내성이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사람은 5820명, 내성의 영향을 받아 사망한 사람(관련 사망자)은 2만2700명으로 추산된다. 2030년엔 관련 사망자만 3만230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생제 내성이 문제면 새로운 항생제를 계속 개발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항생제 개발은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비교적 복용기간이 짧고 내성이 생기면 사용량이 떨어진다. 제약회사 입장에선 수익 환수가 어려운 약인 것인데, 이에 따라 신규 항생제가 잘 개발되지 않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항생제 개발보다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일반 시민 입장에서 항생제 내성을 예방하려면 또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나.
병원 방문 시 의사에게 근거 없이 항생제 처방을 요구해선 안 된다. 의사가 환자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불필요한 처방이 이뤄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철저한 위생 관리와 예방접종 등을 통해 세균 감염을 막아 항생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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