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에 공급되는 최고급 주거 단지 '래미안 원페를라'의 전세가격이 최근 빠르게 하향 조정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래미안 원페를라'는 정부의 6·27 대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소유권 이전 전 전세대출 금지'로 인해 세입자들이 대출 없이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에 집주인들은 전세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가격을 점차 내리면서 저가 매물이 잇따라 등장하는 분위기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원페를라 전용 59㎡의 전세 매물은 현재 최저 9억4,500만 원부터 시장에 나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과 지난 19일 11억 원으로 등록됐던 전세 매물이 10억5,000만 원으로 내려가는가 하면, 이달 초 10억2,000만 원이었던 물건도 약 2,000만 원가량 떨어지는 등 가격 조정 사례가 이어졌다.
이는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해도 수억 원 낮은 수준으로 2021년 입주한 ‘방배그랑자이’ 전용 59㎡의 경우 지난달 12억 원에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래미안 원페를라 해당 평형이 9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최소 2.5억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무용지물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셋값 하락에 큰 요인이 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방배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대출이 가능한 물건 자체가 많지 않다"라며 "잔금이 완납된 일부 매물은 ‘융자 없음’, ‘대출 가능 귀한 매물’이라고 따로 강조해둔다"라고 말했다.
래미안 원페를라의 전용 59㎡ 기준 대출이 가능한 매물의 시세는 10억7,000만 원에서 12억 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소유권 이전이 되기 전에는 세입자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기에 대출에 의존하는 임차인은 ‘융자 없는 매물’만 선택할 수 있다.
급매물 소진 이후 가격은 다시 회복될 것
다만 내년 서울의 입주 물량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어서 단기 조정 이후 전세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부동산R114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3만6,830가구지만, 내년은 절반 이하인 1만4,143가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입주 직전 단지는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라며 "급매물 소진 이후 다시 가격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초구의 전세 시장 분위기는 강북과 대비된다. 서초구는 대단지 입주가 이어지며 전세 매물이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1일 4,791건이던 서초구 전세 매물은 이달 20일 4,895건으로 2.1% 증가했다. 10·15 대책 발표 후 전세 매물이 급감한 강북권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을 보인다.
서초구 전세가격은 이번 주 0.30% 상승하며 2주 연속 상승폭을 확대했으며 강남구 또한 전주 대비 상승폭이 커지며 0.10%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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