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구글이 신형 스마트폰 ‘픽셀 10’ 공개와 동시에 자사 파일 공유 기능 ‘퀵 셰어(Quick Share)’를 애플의 에어드롭(AirDrop)과 직접 연동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애플이 끝까지 외부 개방을 거부해 온 생태계 핵심 기능을 구글이 ‘자체 구현’으로 우회 연결, 양사 간 상호운용성 논쟁에 불붙는 모습이다.
2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은 픽셀 10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신규 기기에서 에어드롭과 직접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사용자는 아이폰에서 에어드롭 수신 설정을 ‘모든 사람에게 10분간 허용’으로 바꾸기만 하면 안드로이드 단말에서도 에어드롭 연결 목록에 접근해 사진·영상·문서 등을 전송할 수 있다.
근거리 무선 파일 공유 기술은 블루투스로 기기를 탐색한 뒤, 실제 데이터 전송은 고속의 와이파이 다이렉트로 전환해 송수신하는 방식이 표준이다. 그동안 애플의 에어드롭은 OS·단말 생태계 내부에서만 작동해 폐쇄적 구조의 대표 사례로 꼽혀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외부 기기 개방을 권고했으나, 애플은 보안과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을 이유로 거부해 왔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 기기용 파일 공유 기술로 퀵 셰어를 제공해 왔으나, 애플 기기와는 연결할 수 없었던 것이 관행이었다. 이번 연동은 애플의 협력 없이 구글이 에어드롭 프로토콜을 분석해 구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욱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IT 외신들은 이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반 자체 구현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애플 생태계 장벽 우회’라고 평가했다.
보안·프라이버시를 총괄하는 데이브 클라이더마허 구글 부사장은 “우회 코드나 편법을 쓰지 않았다”며 “기기 간 직접 연결(P2P) 방식으로 동작해 데이터가 서버로 업로드되거나 추적 기록이 남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글 대변인도 “공유는 그저 ‘그냥 돼야(just work)’ 한다”며 “기기 종류와 무관하게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넷SPI와 함께 진행한 보안검증 과정에서 안드로이드–iOS 간 전송 프로토콜 테스트를 병행한 구글은 이를 토대로 연동 기술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삼성전자·샤오미 등 주요 안드로이드 기종으로도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국내에서도 갤럭시–아이폰 간 원본 파일 직전송이 가능해지며 사용자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반면 애플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는 구글이 ‘픽셀10’ 발표와 함께 사실상 기습적으로 기능 개방을 선언했기 때문에 애플이 보안 리스크·생태계 유지전략 등을 자세히 검토 중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상호운용성을 수용할지, 아니면 기술 차단에 나설지가 차세대 모바일 생태계 경쟁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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