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또다시 교직원과 학생이 대규모로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인 연합뉴스에 따르면 AP·AFP통신 등은 나이지리아 서부 니제르주 아그와라 파피리 지역의 가톨릭 계통 세인트메리즈 기숙학교에서 여학생 215명과 교사 12명을 포함, 최소 227명이 무장 단체에 끌려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협회 대변인은 “무장 괴한들이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 기숙학교를 급습해 학생, 교사, 경비원을 납치했고 경비원은 총상을 입었다”라며 “다행히 일부 학생은 탈출했다”라고 밝혔다.
이 지역 가톨릭 교구는 성명을 통해 “무장 괴한들이 오전 1∼3시 사이 학교를 습격해 학생, 교사, 경비원을 납치했으며 경비원은 총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한 유엔 소식통은 AFP에 “괴한들이 납치한 학생과 교직원을 인근 카투나주 비르닌과리 숲으로 끌고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니제르주 경찰 특수부대와 군은 납치당한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숲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지난 17일 새벽 서북부 케비주의 한 중학교에서 무장 괴한이 교직원 1명을 살해하고 여학생 25명을 납치한 지 나흘 만이다. 납치된 여학생 25명 중 1명은 탈출해 집으로 돌아갔다.
지난 18일에도 나이지리아 서부의 한 교회에서 무장 괴한이 예배 중이던 신도들을 공격해 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AFP는 전했다.
볼라 티누부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잇따른 납치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22∼23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미루고 대대적인 추적 작전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또 납치가 벌어졌다.
니제르주 정부는 케비주와 가까운 일부 지역이 위험하다는 보고를 받은 후 모든 기숙학교에 임시 휴교 명령을 내렸지만, 이번에 납치 사건이 발생한 세인트메리즈 학교가 이를 어겼다고 지적했다.
잇따른 학생 납치 사건과 교회 공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의 기독교인 표적 살해에 대해 군사 행동을 경고한 지 약 2주 만에 발생, 국제적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나이지리아 정부는 기독교 박해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나이지리아 서부와 북부에서는 ‘반디트’로 불리는 현지 무장단체의 몸값을 노린 민간인 공격이나 납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몸값을 지불하면 대부분 풀려날 수 있지만, 몸값을 내지 못해 계속 잡혀 있거나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22년까지 나이지리아 학교에서 납치된 학생 수는 1천68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4년에는 서구식 교육을 반대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동북부 치복 마을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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