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1분에 78개씩 팔리는 ‘국민 크래커’ 해태제과의 에이스(ACE)는 올해로 출시한 지 51년을 맞는다. 반세기 넘는 기간 동안 세대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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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만 해도 국산 크래커는 전무했다. 당시 접할 수 있던 미국 크래커인 ‘리츠’는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게 기름진 버터 맛과 짠 맛이 강했다. 해태는 군 납품용 건빵을 제조하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식 크래커’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렇게해서 1971년 ‘죠니크랙카’라는 국내 최초의 크래커 생산에 성공했다. 이는 에이스의 초기 모델이다. 그러나 섭취 시 입천장이 까질 정도로 너무 딱딱했다. 결국 해태는 과감히 죠니크랙카 생산을 중단하고 크래커 개발에 몰두했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연구원 8명으로 된 전담 팀도 꾸렸다.
기존의 크래커와 달리 유지 함량을 높이고 부드러움을 가미했고 잘 부숴져 버리는 단점까지 보완했다. 그렇게 3년간의 연구를 거쳐 탄생한 제품이 지금의 에이스다. 제품명은 ‘최고, 최상, 일류’의 뜻을 담았다.
에이스 출시 당시 가격은 개당 100원이었다. 당시 ‘뽀빠이’가 10원, ‘삼양라면’이 50원인 점을 감안하면 고가였지만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평일 24시간 공장을 돌려도 모자라 주말까지 쉬지 않고 생산했다.
1976년 동서식품의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가 출시되며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이 열리자 인기는 더욱 치솟았다. 에이스를 커피에 찍어먹는 게 당대 젊은이들 사이에는 유행처럼 번지면서다.
김혜수, 손창민 등 최고 인기 스타들을 기용해 TV광고에 나서면서 1993년 에이스는 연매출 100억원대 제품 반열 오르며 간판제품으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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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가 반세기 넘도록 장수 제품으로 사랑받은 비결은 끊임없는 품질 개선이다. 해태는 더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 주원료인 밀가루를 중력분에서 박력분으로 바꿨다. 전지·탈유분유 대신 여러 영양소를 고루 갖춘 조제분유로, 팽창제는 화학물질(산성아황산나트륨)에서 천연효소(프로자임)로 각각 교체했다. 소금 뿌리는 단계를 수차례 실험한 끝에 황금비율도 찾아냈다. 1992년에는 에이스에 뼈 건강에 좋은 ‘칼슘’을 넣었다. 1993년에 먹기 편하게 한 입 크기로 줄인 ‘미니’를, 2004년엔 지방 함량을 25% 줄인 ‘라이트’ 제품을 각각 내놓기도 했다.
현재 에이스는 연간 5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메가 브랜드가 됐다. 누적 매출은 1조원, 판매량은 21억 봉지에 달한다. 1분에 78개씩 팔린 셈이다. 에이스는 해외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과 중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1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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