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그래미 기준….캣츠아이 '신인상 후보'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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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그래미 기준….캣츠아이 '신인상 후보' 의미는

모두서치 2025-11-22 08:18: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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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의 4대 '제너럴 필즈'(General Fields·본상) 중 하나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에 하이브(HYBE)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ESEYE)'가 후보로 지목된 것과 관련 평단에서는 "이례적인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래미 '신인상' 수상은 데뷔 첫해 성공 여부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해당 심사 기간 동안 구축한 음악적·문화적 성취 전반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인 평가 장벽이 특히 높기로 유명한 부문이다. '블랙핑크' 로제·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그래미 본상(올해의 노래·올해의 레코드) 지명 못지 않게 캣츠아이의 노미네이트 역시 음악계가 톺아봐야 하는 이유다.

22일 K-팝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캣츠아이의 이번 '그래미' 후보 지명 결과에 대해 "보수적인 그래미 장벽을 넘어 K-팝 제작 시스템의 실질적인 주류 시장 진입을 보여준 사례"(정병욱 대중음악평론가), "K-팝 시스템이 글로벌 음악 산업의 공용 언어로 기능함을 증명"(조혜림 음악콘텐츠 기획자) 등 해석을 내놓고 있다.

캣츠아이는 이번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신인상 후보에 미국 가수 겸 배우 리온 토머스(Leon Thomas), 미국 팝스타 앨릭스 워런,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 영국 팝가수 롤라 영, 미국 가수 삼브르(sombr) 등 차트 성적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글로벌 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까지 지명되며 올해 총 2개 부문 노미네이트라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그래미 신인상은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와 더불어 그래미 4대 본상을 구성하는 핵심 분야로 꼽힌다. '신인상'로 불리지만, 후보 자격은 데뷔 시점이나 첫해 성과에 한정되지 않는다. 심사 기간 내 ▲아티스트 정체성 ▲음악적 완성도 ▲사회문화적 파급력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되며, 이 기준들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이 같은 기준은 실제 수상 사례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미국 밴드 '본 이베어'는 2007년 데뷔했지만, 2012년 첫 후보 지명과 함께 신인상을 수상하며 '뒤늦은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밴드 주축인 저스틴 버논은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대표곡의 공동 작곡자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채플 론 역시 2017년 데뷔 후 비교적 긴 활동 기간을 거쳐 올해 2월 첫 후보 지명과 함께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단순 데뷔 연도가 아닌, 해당 시기 아티스트가 구축한 완성도·영향력의 총합이 수상의 결정적 요소였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기준을 놓고 보면, 이제 막 데뷔 2년 차에 들어선 캣츠아이가 신인상 후보로 지명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래미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캣츠아이의 음악 완성도와 글로벌 영향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주요 외신이 "그래미 주요 부문에 걸그룹이 노미네이트되는 자체가 드문 일이다. 글로벌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의 노미네이트는 더욱 이례적"(ABC 뉴스), "캣츠아이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음을 그래미가 증명했다"(CNN) 등 긍정적 평가를 잇달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신인상은 단일 히트곡의 성취보다 아티스트 음악적 정체성과 방향성까지 평가하는 부문으로, 캣츠아이가 팀 단위의 비전과 음악 세계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병욱 음악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는 "그래미는 대중적 유행에 즉각 반응하지 않는 보수적 시상식"이라며 "그런 그래미가 캣츠아이를 신인상 포함 두 부문에 지명한 것은 음악성 뿐 아니라 아티스트 영향력을 본질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진단했다.

조혜림 콘텐츠 기획자(한대음 선정위원) 역시 "그래미 신인상은 데뷔 시점보다 '정체성의 성숙도와 영향력'을 중시하는 상"이라며 "이런 기준에서 캣츠아이의 후보 지명은 아티스트로서 이들의 사운드·서사·정체성이 서구 팝 시장과 자연스럽게 호환되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인정받은 사례"라고 해석했다.

캣츠아이는 데뷔 이후 넓은 음악 스펙트럼으로 아티스트 정체성을 굳건히 했다. 싱글 '가브리엘라(Gabriela)'는 이번 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3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 곡은 세련된 팝 사운드와 라틴 감성 어쿠스틱 기타에 캣츠아이 스타일을 더해 풀어낸 곡이다. 주류 팝 시장 안에서도 신선한 감각을 인정받고 있다.

'핫 100' 최고 순위 90위(2025년 6월 21일자)까지 찍은 '날리(Gnarly)' 역시 이번 주 빌보드 '글로벌 200' 147위, '글로벌(미국 제외)' 152위에 오르며 28주 연속 붙박이 중이다. 이 곡은 하이퍼 팝 기반의 실험적 사운드와 강렬한 퍼포먼스로 글로벌 반응을 이끌며 팀의 독자적 음악 세계를 확고히 했다. 앞서 '데뷔(Debut)'와 '터치(Touch)'에는 각각 라이언 테더(비욘세·마룬파이브·아델 등과 협업), 블레이크 슬래킨(찰리 푸스·샘 스미스 등과 협업) 등 글로벌 작곡진 및 프로듀서진이 참여했다.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는 글로벌 제작 환경이 캣츠아이의 독창적인 음악 색깔과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캣츠아이, 하이브 멀티홈·멀티장르 결실…사회문화적 메시지도 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결과를 두고 K-팝 시스템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성공 사례이자, 멀티홈 멀티장르를 추구하는 하이브의 결실을 보여준다고도 해석한다. 캣츠아이는 하이브와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 체제를 기반으로 탄생한 프로젝트인 만큼,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협업 효과가 가시화된 사례라는 평가다.

조혜림 기획자는 "캣츠아이는 멤버의 국적 다양성뿐 아니라 힙합, 팝 펑크, 아프로비츠, 라티노 팝 등 각 장르를 깊게 융합하는 스타일의 논리로 연결해 왔다. 다장르 융합이 가능한 하이브x게펜의 합작 인프라와 K-팝 시스템의 정교함, 글로벌 팝의 가독성을 동시에 확보한 구성"이라며 "이번 그래미 후보 지명은 K-팝 산업이 축적해온 기획력·트레이닝 시스템·시각적 퍼포먼스를 글로벌 차원의 음악 언어로 재구성한 측면을 높이 평가 받았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문화적 메시지 측면에서도 캣츠아이의 존재감은 뚜렷하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 갭(GAP) 데님 캠페인 출연은 미국 내 다양성과 포용성을 둘러싼 사회적 논의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캣츠아이는 롤라팔루자(Lollapalooza) 무대와 니켈로디언 키즈 초이스 어워즈(Nickelodeon Kids’ Choice Awards) 등 주요 글로벌 페스티벌과 시상식에 잇따라 초청받으며, '다문화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 잡고 있다.

 

정병욱 평론가는 "다문화적 코드를 혼합 사운드로 풀어낸 전략이 주효했다. 이는 곧 캣츠아이의 어법과 정체성, 지향을 분명하게 어필하는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중음악평론가인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한대음 선정위원)도 "캣츠아이 음악은 다장르 혼합이나 최신 트렌드의 적극적인 접목으로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른다"며 "'문화의 다양성(Cultural Diversity)', '젠지(Gen Z) 문화'와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래미는 최근 몇년 간 세대와 성별, 인종을 아우르는 심사위원들을 영입하면서 대대적인 전환을 모색해왔다. 시상식 현장에서도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후보에 오르고, 예상을 뒤엎는 파격 무대와 수상 결과가 이어지며, 변화된 지형을 보여줬다. 근 몇년간 다양성과 변화를 내세워온 그래미의 화두가 캣츠아이의 음악적 방향성, 사회문화적 반향과 맞아떨어졌다는 해석도 있다.

조혜림 기획자는 "그래미는 최근 다양성과 문화적 확장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심사위원단과 후보 폭을 넓혀왔다. 캣츠아이의 장르 혼합, 다문화적 메시지는 이 변화된 기류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봤다. 이규탁 교수도 "다양한 세대와 감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그래미는 최근 꾸준히 변화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번 캣츠아이의 '신인상' 후보 지목은 그래미의 변화 의지와 새로운 흐름과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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