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부의 한 고대 로마 군사 요새에서 2000년 된 과일 조각을 비롯해 제물용 램프, 보석, 군사용품 등 다양한 희귀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발굴은 로마 제국이 브리타니아 북부 국경을 지키기 위해 세운 브레메니엄 요새에서 이뤄진 것으로, 당시 병사들과 주민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2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노섬벌랜드 국립공원 관리 당국은 10월 말 영국 북동부 하이 로체스터에 위치한 브레메니엄 요새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유물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브레메니엄 요새는 로마 제국 시대 최북단 국경에 위치하며,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하드리아누스 방벽 근처에 자리한다.
발굴 감독관 밥 잭슨은 "이번 발굴에서 나온 유물 하나하나가 양과 질 모두 뛰어나며, 브레메니엄에서의 일상과 무역, 군사 생활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발굴 과정에서 로마 도자기와 군사용품인 창촉, 투석기 납탄환, 제물용 오일 램프, 납 인장 등이 확인됐다. 또한 작은 조각 보석과 장신구 몇 점, 손상되지 않은 돌고래 모양 장식품 등 희귀 유물들도 발견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발견은 2000년 동안 보존된 과일 조각으로, 고고학자들은 이를 자두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과일 조각은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과 식품 보존 방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노섬벌랜드 지역은 방대한 고대 유적을 품고 있다. 올해 봄 하드리아누스 방벽 인근 빈돌란다 요새에서는 로마 여신을 묘사한 유물이 출토됐으며, 5월에는 또 다른 요새에서 2000년 된 신발 두 켤레가 발견돼 학계와 일반인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발굴을 통해 학자들과 방문객들은 수천 년 전 고대 로마 병사와 주민들이 남긴 흔적을 직접 마주하며, 당시 생활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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