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우리 민족과 더불어 살아왔다.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는 ‘염지(鹽漬)’가 기록돼 있다.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으로, 당시의 김치를 의미한다. 이규보의 시 ‘가포육영(家圃六詠)’에는 김장 문화도 등장한다. “무를 소금에 절여 긴 겨울을 넘긴다”라는 내용이다. 조선시대에는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다양해졌다. 배추와 고추, 생강, 젓갈 등이 사용되면서 매운맛과 붉은색을 띠는 김치가 자리 잡았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의 시작은 김치다. 일찍이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된 김치는 K-드라마·K-팝의 인기와 함께 K-푸드의 대표 품목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올해 김치 수출액(10월 말 기준)은 1억3700만 달러(약 2000억 원)로 동기 대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수출국가는 98개국에 달한다. 2014년 66개국에서 2019년 83개국을 거쳐 지속 확대되고 있다.
K-푸드에는 한민족 5000년의 역사와 전통, 문화가 담겨 있다. K-푸드 수출은 단순히 음식이 수출되는 차원을 넘어선다. 김치가 해외로 나가는 것은 한국 사회의 공동체적 정과 나눔의 문화까지 그 나라로 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K-푸드 수출을 전담하고 있는 공사가 ‘K-푸드 수출 확대를 통한 식품영토 확장’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민족의 정체성이 담긴 K-푸드가 반도체와 함께 수출의 양 날개가 되어 쌍두마차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K-푸드는 현재 유엔 가입국 193개보다 많은 208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김치를 담그는 김장 문화는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김장 문화가 한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해온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데 주목했다. 한국인들이 김장 품앗이 등을 통해 공동체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김치와 김장 문화를 지켜나가면서 민족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형성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김장 문화에는 대한민국의 고유한 4계절도 담겨 있다. 늦봄의 젓갈, 여름의 천일염, 늦가을의 담그기로 사시사철 정성스럽게 준비한다는 점, 그리고 김장독을 땅에 묻어 오랜 기간 발효시키는 지혜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김치와 김장 문화에 담긴 우리의 전통과 문화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공사는 서울시, 대한민국김치협회와 공동으로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오는 2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김장대축제’를 개최한다. 김치를 집에서 담그는 가정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김장문화를 널리 알리고 국민 모두가 김치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김치 1122㎏을 장애인과 쪽방촌 주민에게 기부하고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김치담그기’ 체험에 13개국 100명의 외국인이 함께할 예정이다. 밥상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김치와 김장 재료도 반값 이상 할인 판매한다. 김치의 날을 맞아 가족·친지·이웃과 정을 나누자. 세계인의 마음까지 물들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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