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뉴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에서 인공지능(AI) 분야의 국가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한 고위 관리는 이 행정명령이 미국 AI 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창세 임무(Genesis Mission)’ 계획의 공식 출범을 의미한다고 20일 밝혔다.
미 에너지부 비서실장 칼 코(Cale Coe)는 19일 테네시주 녹스빌에서 열린 ‘에너지 분야 기회 회의’에서 “이번 조치는 AI 경쟁이 과거의 맨해튼 프로젝트나 냉전-era 우주 경쟁만큼 중대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을 반영한다”며 “우리는 ‘창세 임무’라는 이름에 걸맞은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국가 연구소가 신흥 AI 기술 연구 및 민관 협력을 확대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또 다른 행정명령도 준비 중이다. 해당 명령은 법무부에 각 주가 제정한 ‘위헌적이거나 과도하게 제한적인 AI 규제법’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한 주에 대해 연방 자금 지원 축소를 경고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살만(MBS)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방위·경제 협력 강화를 논의했으며, 협정의 일환으로 사우디에 첨단 AI 칩 판매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기 엔비디아(NVIDIA)와 일론 머스크의 xAI도 사우디 자본이 지원하는 ‘휴마인(Humane)’과 함께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19일 사우디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트럼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하며, 가장 혁신적인 AI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연방 차원의 통합 규제 체계를 구축해 기업들이 50개 주의 각기 다른 규정을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각 주의 규제 난립을 “재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한 의회에 국방비 법안(NDAA)에 포함된 AI 연방 규제 기준을 승인해달라고 촉구하며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중국이 AI 경쟁에서 쉽게 추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 한국명 황인훈)은 18일 트럼프와 회동했으며 그날 밤 사우디 왕세자와의 만찬에도 참석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중국의 단순한 규제 체계가 글로벌 AI 경쟁에서 미국보다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AI 규제는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AI 규제 기준을 국방수권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상원은 지난 7월 해당 조항을 예산안에서 제외했는데, 반대 의원들은 아동 보호·저작권 규제 등 필수적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는 올해 7월 포괄적인 AI 정책 계획을 발표하며 미국 내 AI 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동맹국들의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계획은 에너지부를 비롯한 연방 기관들이 민간 및 국가 실험실과 협력해 여러 과학 분야를 아우르는 자동화 클라우드 실험실 구축에 투자하도록 장려하고, 국가 실험실의 연구·인재 육성을 확대할 것을 요구한다.
한편 엔비디아는 지난달 에너지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AI와 양자 컴퓨팅 연구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 협력에는 엔비디아 AI 칩 기반의 신형 슈퍼컴퓨터 7대를 연방 정부 연구기관 내에 구축하는 프로젝트도 포함된다.
최규현 기자 kh.choi@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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