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과열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오히려 엔비디아(NVIDIA)에 대한 장기 상승 여력을 더 크게 잡기 시작했다. 뉴욕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와중에도 주요 기관들은 엔비디아가 내년부터 다시 한 번 실적 도약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주가를 일제히 끌어올렸다.
거품 논란은 ‘불필요한 소음’이며, 지금의 조정은 되레 매수 기회라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9일(현지시간) 2024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 후, 글로벌 IB 23곳 중 21곳이 엔비디아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전까지 목표가를 가장 보수적으로 제시하던 기관들마저 전망을 대폭 손질했을 정도다. 전체 목표가의 중앙값은 230달러에서 250달러로 올라갔고, 이는 20일 종가(180.64달러) 대비 3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 지금보다 주가 '2배' 넘게 오른다고?
가장 공격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에버코어 ISI였다. 기존 261달러였던 목표가를 352달러로 올리며, 엔비디아 주가가 현재의 거의 두 배 가까운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멜리우스리서치는 목표가를 320달러로 잡으며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7조달러~8조달러 범위까지 성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수적 평가로 유명한 도이체방크조차도 목표가를 215달러로 20% 가까이 상향했다. 이 같은 평가가 쏟아지는 배경에는 엔비디아의 주력 GPU 라인업인 ‘블랙웰(Blackwell)’ 수요가 식지 않고 있으며, 차세대 아키텍처 ‘루빈(Rubin)’ 개발 로드맵이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2025~2026년 사이 연매출 5,000억 달러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콜렐로 연구원 역시 목표주가를 240달러로 올리며 “엔비디아의 가치는 여전히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최근 나타난 주가 조정을 실적 둔화 때문이 아니라, 금리·유동성 같은 거시환경 요인에 따른 일시적 흐름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표적인 성장주 투자자 캐시 우드(ARK인베스트 CEO)는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적으로 흔들리자 9만3000주를 추가로 사들이며 ‘저가 매수’ 행보를 보였다.
AI 인프라 투자가 2030년대까지 연간 3조~4조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엔비디아의 장기 우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AI가 개인 단위로까지 확장되는 ‘에이전트 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수요 기반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더라도 장기 성장 모멘텀을 고려하면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수혜주”라고 분석했다.
거품 논란은 반복되고 있지만, 글로벌 자본 시장의 판단은 정반대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의 ‘사실상 표준 장비 공급자’로 자리 잡은 이상, 현재의 변동성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라는 분위기가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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