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머니=홍민정 기자] 올여름 감자 주산지인 강원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겹치면서 고랭지 감자 생산량이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감자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약 30% 오른 데다 가을 감자 생산까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감자 가격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21일 발표한 ‘2025년 재배면적(확정) 및 농작물 생산량 조사 결과(고추·참깨·고랭지 감자)’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감자 생산량은 11만4000t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2만6000t)보다 9.6% 줄어든 것으로, 2017년(9만1811t) 이후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고랭지 감자 생산의 99.9%는 강원도에서 나온다. 특히 주산지인 강원 영서 지역이 여름철 고온과 가뭄을 겪으면서 생산 차질이 컸다. 지난 6~7월 강원 영서 평균기온은 24.1도로 전년(23.7도)보다 높았고, 같은 기간 강수량은 326㎜로 지난해(570㎜) 대비 42.7% 급감했다. 이 여파로 고랭지 감자 재배면적은 3605㏊로 전년(3928㏊)보다 8.2% 줄었고, 10a당 생산량(단수)도 3171㎏으로 전년(3218㎏) 대비 1.5% 감소했다.
감자 가격은 연중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감자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20㎏ 기준 4만5387원으로, 지난해 10월(3만4669원)보다 30% 이상 올랐다. 이달 평균 가격 역시 4만6390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 평균(3만6138원)을 1만원 이상 웃돌고 있다.
가격 강세는 앞으로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보고서에서 “제주 지역 가을 감자는 파종 직후 많은 비가 내려 발아율이 낮고 줄기가 약한 상태”라며 “올해 가을 감자 생산량은 2만5000t 내외로, 전년보다 10%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랭지에 이어 가을 감자까지 생산이 부진할 경우 수급 불안과 가격 상승 압력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감자 외 주요 작물 생산 동향도 엇갈렸다. 고추 생산량은 잦은 강우와 병충해 영향으로 6만1000t에 그쳐 지난해보다 9.7% 줄었다. 반면 참깨 생산량은 1만1000t으로 전년 대비 20.4% 증가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농업 현장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작물별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품종 개량과 재배기술 개선, 산지별 수급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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