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 지속가능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이하 SAF) 시장 진출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 20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SAF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항공업계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신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MOU 서명식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과 남궁홍 삼성E&A 대표이사 사장 등 양사 주요 임원들이 참석했다.
21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번 협력의 핵심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SAF 공급망 구축에 있다. 미국은 SAF 생산에 필요한 원료가 풍부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차세대 항공 연료 시장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받는다. 양사는 현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생산과 구매를 모두 아우르는 '윈-윈(Win-Win)' 모델을 실현할 계획이다. 삼성E&A는 EPC(설계·조달·시공) 역량을 바탕으로 2세대 SAF 플랜트 건설을 담당하고, 대한항공은 안정적인 수요처이자 오프테이커로 참여해 생산 기반을 공고히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목질계 폐기물을 가스화해 합성연료로 전환하는 2세대 SAF 기술을 적용한다. 기존 1세대 SAF가 폐식용유 등 제한적 원료만 활용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2세대 SAF는 폐목재와 비식용 바이오매스를 포함해 원료 범위를 대폭 확장했다. 이 기술은 탄소 감축 효과가 뛰어나 차세대 지속가능 항공연료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생산된 SAF를 장기 구매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신규 에너지 사업의 안정적 발판을 마련한다.
양사의 협력은 항공업계가 추진 중인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AF 사용 의무화 등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선제적 프로젝트 참여는 항공사의 ESG 경영 강화와 국제적 경쟁력 확보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대한항공은 이번 MOU를 계기로 글로벌 SAF 활성화와 항공 연료 탈탄소화에 선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시카고-인천 노선을 SAF 혼합 연료로 운항한 이후, 꾸준히 SAF 사용을 확대해왔다. 2024년에는 국내에서 생산된 국산 SAF를 일부 상용 운항 노선에 적용했고, 김포국제공항으로 사용 범위를 확대하며 국내 SAF 시장 활성화와 제도 정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번 삼성E&A와의 협력은 해외 SAF 공급망까지 확대하는 첫 사례로, 항공과 에너지 분야를 아우르는 신사업 모델로 평가된다.
삼성E&A는 플랜트 건설 전문성을 바탕으로 2세대 SAF 생산 기술을 현지 프로젝트에 적용할 예정이다. 가스화-피셔 트롭시(Fischer-Tropsch, FT) 공정을 통해 폐목재 등 목질계 폐기물을 액체 연료로 전환하며, 지속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SAF의 안정적 구매처로 참여해 생산·공급망 운영에 탄력을 더한다. 양사는 이 같은 협력을 통해 글로벌 SAF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항공·에너지 분야의 신사업 기회를 공동 발굴할 계획이다.
이번 MOU 체결은 우리 정부가 강조하는 6대 전략 산업군 중 '에너지(Energy)'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상징적 사례로도 평가된다. 양사의 협력은 SAF 생산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지며, 국내 기업의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한 모범적 전략 모델로 주목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삼성E&A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글로벌 항공업계의 탄소중립 2050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SAF 사용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항공 운영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선제적 프로젝트 참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외 SAF 시장을 활성화하고, ESG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대한항공과 삼성E&A는 미국발 SAF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탄소중립과 지속가능 항공연료 사용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며, 항공업계와 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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