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매운맛이나 단맛에 익숙해 간이 센 음식을 자주 찾는다. 날씨까지 차가워지면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이나 즉석조리가 가능한 식재료에 손이 먼저 간다. 출근 준비와 저녁 일정이 겹치는 시기라면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진다.
이럴 때 가장 먼저 꺼내는 식재료가 통조림이다.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개봉 즉시 조리하거나 바로 먹을 수 있어 편하다. 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농도를 맞추려고 설탕과 소금이 반복적으로 더해지고, 농축 단계가 들어가는 제품도 많아 조미 성분 비율이 금세 높아진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하루 총당류는 50g으로 권장하고,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하루 총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 수준이 권장된다. 겉보기엔 양이 적어 보여도 통조림을 한 번에 먹으면 이 기준의 상당 부분을 빠르게 채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맛이 강한 제품은 당류가 단숨에 쌓이고, 짭짤한 제품은 나트륨 누적 속도가 빨라져 갈증이나 피로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아래는 한국인에게 주의가 필요한 통조림 네 가지를 함께 알아본다.
1. 당 농도부터 확인해야 하는 '시럽 절임 과일 통조림'
날이 추워질수록 상온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 통조림 소비가 늘어난다. 복숭아·파인애플·귤처럼 과육이 살아 있어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시럽 절임’ 표기가 붙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실제로 시판 복숭아 시럽 절임 제품 기준 한 컵(130g) 당류가 25~30g까지 올라간다. 시럽을 버려도 문제는 남는다. 과육 표면에 시럽이 스며들어 단맛이 계속 남고, 한 번 더 먹게 되는 패턴이 생기기 쉽다. 이 정도 당 농도는 짧은 시간 안에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수준이다.
과일 통조림을 먹고 싶다면 물에 가볍게 한 번 헹구는 것만으로도 표면에 남은 단맛이 상당 부분 떨어진다. 또한 다른 방안으로 시럽 절임 제품보다 생과일이 더 좋고 양 조절이 필요할 경우 컵 과일도 좋다. 과일 통조림과 달리 당, 시럽이 들어가지 않아 원물 기준 당류만 섭취하게 되고, 1회 제공량이 80~120g 정도로 정해져 있어 과다 섭취를 막기 쉽다.
2. 기본 나트륨이 높아 간 조절이 쉽지 않은 '햄 통조림'
햄 통조림은 볶음밥, 김치찌개 어디에 넣어도 바로 맛이 좋아져 요리하기에 편리한 식재료이다. 하지만 나트륨과 지방이 과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조금만 먹어도 몸에 부담이 쌓이기 쉽다.
국내 판매 제품 중 상당수가 1회 제공량(40~50g) 기준 나트륨 700~900mg대로 표시돼 있다. 그래서 얇게 썰어 구워도 짠맛이 그대로 올라오고, 다른 재료와 섞어도 간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지방 역시 높은 편이어서 팬에 올리는 순간 기름이 빠르게 녹아 나온다. 반찬으로 먹을 때는 양을 소량으로 줄인다고 해도 실제 섭취량이 생각보다 빠르게 쌓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햄을 먹고 싶을 때는 조리 전 끓는 물에 5~10초만 담가 표면의 짠맛과 기름을 빼면 간 조절이 훨씬 수월해진다. 찌개나 볶음 요리에 넣을 때 양파·애호박·두부 같은 재료 비율을 높이면 간이 전체로 퍼져 세기가 약해진다. 조금 더 가볍게 먹고 싶을 때는 기본 간이 약한 닭가슴살 캔이나 식물성 햄이 대안이 된다.
3. 소스 농도가 강한 '고등어 양념 통조림'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고등어 양념 통조림은 밥반찬으로 바로 먹기 좋다. 하지만 양념을 유지하려면 설탕·전분·소금이 섞여 양념액이 매우 진해지는데, 이 상태에서는 당과 나트륨 함량이 한 번에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일부 제품은 한 캔 기준 나트륨 700~1000mg, 당류 10g 전후로 나타난다.
양념이 생선 속까지 깊게 배어 있어 양념을 버려도 간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김치찌개나 조림에 넣으면 양념이 바로 퍼져 전체 간이 금세 강해진다.
양념 생선을 먹고 싶다면 고등어를 찬물에 잠깐 헹군 뒤 조리하면 표면 양념이 떨어져 간이 부드러워진다. 김치찌개에 넣을 때는 캔의 양념을 모두 붓지 않고 생선만 건져 사용하면 전체 간이 과하게 올라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더 가볍게 준비하고 싶다면 물에 담긴 고등어 통조림으로 바꾸는 편이 좋다.
4. 농축 단계에서 간 수치가 크게 올라가는 구조를 가진 ‘캔 수프’
캔 수프는 데우는 과정만 거치면 바로 먹을 수 있어 바쁜 날 부담 없이 챙기기 좋다. 하지만 대부분 농축 공정이 들어가 기본 나트륨이 600~900mg, 지방 7~12g, 포화지방 3~6g 수준을 기록한다. 겉보기엔 묽어 보여도 간이 강하게 잡혀 있어 한 컵만 먹어도 하루 기준치의 많은 부분이 빠르게 누적된다. 또한 끓이는 동안 수분이 더 날아가 간이 강하게 느껴지기 쉽고, 크림 베이스일 경우 유지방이 추가돼 지방과 포화지방이 쉽게 늘어난다.
따뜻한 수프가 당길 때는 데우기 전 물, 우유, 두유를 몇 스푼 더해 농도를 낮추는 방식이 간에 부담을 줄인다. 감자·양배추·양파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끓이면 채소 수분이 자연스럽게 섞여 짠맛이 완만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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